英 국빈 방문한 노무현·박근혜, 다른점은?

盧, 여왕과 한 마차… 미혼인 朴은 여왕 내외와 함께 타

2013-11-06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로 영국의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첫 국빈 방문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정 중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12월1일부터 사흘간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첫 국빈 자격으로 영국을 찾았고, 그로부터 9년 만에 다시 박 대통령이 영국 왕실로부터 국빈 초청을 받았다. 국빈자격이었다는 점에서 성격은 같다.그러나 박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첫 일정부터 차이가 있다.노 전 대통령은 방문 첫날 저녁 재영 동포 200여명을 영국 왕실 소유이자 찰스 왕세자의 집무실이 있는 세인트 제임스궁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반면, 박 대통령은 서유럽 순방 첫 방문국인 프랑스를 떠나 전날 저녁 늦게 영국 런던에 도착해 공식 일정 없이 첫날을 보냈다.국빈 방문 이틀째에 엘리자베스 2세가 베푼 공식환영식과 영국 황실의 황금마차로 버킹엄궁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차이점이 있다.당시 노 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백마 6마리가 끄는 ‘오스트레일리안 스테이트 코치(The Australian State Coach)’에 탔고, 부인 권양숙 여사는 여왕의 부군인 에든버러공과 다른 마차에 탑승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박 대통령이 미혼인 탓에 여왕과 박 대통령이 탄 마차에 에든버러공도 함께 탔다. 관례에 따르면 정상은 여왕과 함께, 정상의 배우자와 여왕의 남편이 함께 타야 한다. 박 대통령은 여왕에 뒤이어 마차에 올라 여왕 왼쪽에 앉았으며 에든버러공은 맞은편에 자리했다.박 대통령이 영국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을 찾아 영국 상·하원의장을 비롯해 의원 70여명을 만나 영어로 연설을 하고 대화를 한 것도 다른 점이다.노 전 대통령은 왕실 주선으로 보수당 등 주요 정당 대표를 만났지만 수십명에 달하는 의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지는 않았다.한편 박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자신이 ‘롤모델’로 언급해온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대형 초상화를 선물로 받았다.여왕은 이와 함께 은쟁반과 여왕 내외의 사진이 들어 있는 은제 사진틀 2개, ‘바스 대십자 훈장(Grand Cross of the Order of the Bath)’ 등 4가지를 선물했다.

특히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초상화는 박 대통령이 평소 ‘롤모델’로 삼고 있는 정치지도자라는 점에서 영국 왕실에서 특별히 배려해 선물 목록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왕은 박 대통령에게 초상화를 왕실에서 기증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서까지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