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양곡법·간호법 입장차 여전…"성숙해져야" vs "절차대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윤재옥 "직회부, 국민 불편…통상 절차 법안 처리" 박홍근 "대통령과 사전 중재 조정 역할은 여당 몫"
2023-04-12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여야가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등 쟁점 법안 문제를 놓고 논의에 나섰지만, 직회부 법안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내비치면서 여전히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국회가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통상적인 입법 절차에 의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 등의 처리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윤재옥 국민의힘·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주재로 회동을 갖고 양곡법 재표결, 간호법 및 의료법 등 쟁점 법안이 다뤄질 13일 본회의 의사 일정 등을 논의했지만, 결국 양 당의 이견만 재확인한 채 '빈손 회동'으로 끝났다. 특히 직회부 법안 처리를 놓고 양 당의 입장차는 컸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남은 1년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이면 여야가 결국 같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계속 직회부가 늘어나고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이런 모습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불편을 줄지 걱정된다"며 "가급적 우리가 통상적 입법 절차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노력해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내일 본회의 안건 관련 양곡법 재의 표결이나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직회부 된 안건 처리에 대해 의견을 충분히 나눴지만, 아직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더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정 여부에 대해선 "원칙대로 한다"며 재표결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행정부가 국회 입법권을 존중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은 모든 구성원 역할이기도 하지만 여당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사전 중재 조정 등 설득하는 역할은 결국 여당 몫"이라고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법과 관련, 13일 본회의에서의 재표결을 거듭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매우 유감이고 아쉽다"며 "국회법과 헌법 정신에 따라 재의 표결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여야 대치가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추가 회동에 대해서도 "아직 만날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며 "약속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도 직회부 문제를 언급하며 여야 협치를 재차 강조했다. 여야 원내대표에게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안을 보면 '더 협의하면 합의할 수 있을 터'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다"며 "여야가 합의해서 국민 70~80%가 그만하면 됐다고 할 정도로 합의안을 만들 수 있게 더 많이 소통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선거제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와 관련해 "전원위가 성과를 내려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소위원회 등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제도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