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강 잡기' 김기현 "절체절명…총선 앞두고 언행 조심해야"
12일 최고위원·중진의원 및 시·도당위원장 회의 조직 쇄신으로 위기 타개 및 총선 승리 의지
2024-04-12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말실수와 재·보궐선거 부진 등 여러 부침을 겪으며 출범 한 달여 만에 사면초가에 빠졌다. 설상가상 지지율 하락에 이어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 논란 등까지 불거지면서 리더십에 위기를 맞자 내부 단속에 나섰다. 김 대표는 중진 의원들과 시·도당위원장 등을 향해 당의 기둥 역할을 요청하는 한편,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언행을 조심하길 당부했다. 조직 재정비로 위기를 극복해 내년 총선 승리에 다가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12일 오전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와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연이어 개최하고 당 기강 바로 세우기에 돌입했다. 그는 먼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최근 위기 속 총선까지 임박한 상황에서 중진의원들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총선 앞두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건져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 자주 뵙고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전국 시·도당 위원장 회의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당 지도부와 광역단체장의 언행을 의식한 듯 경각심을 높이기에 주력했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 총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고, 많은 분이 (출마)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국민이나 외부 인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도록 말 하나, 행동 하나 모두 조심히 해주길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의 잇단 내부 단속은 최근 여당 위기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수록 불가 발언' 등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관련 논란, 검사 공천설, 4·5재보궐선거 부진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아울러 김기현호가 출범한 지 한 달 동안 정부의 주 69시간제와 한·일 정상회담 등 민감한 사안에서 당·정 엇박자를 내면서 민심까지 이반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미국 정보기관이 우리나라 외교·안보라인을 감청한 정황이 담긴 기밀문서가 유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와 '내년 총선에 투표할 정당' 등 항목에서 민주당에 역전당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김 대표는 위기 타개책으로 조직 재정비 통해 지지율 반전을 노리는 한편, 총선 모드로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회의를 주재하면서 첫 느낌은 '이제 선거로 들어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이라며 "지역별로 활발한 활동이 전개되는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