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효과’ 가계빚 줄어도 주담대 느네
주택담보대출 3월에만 2조3000억원 증가
2024-04-12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은행권 가계대출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금융권 대출자가 은행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탄 영향으로 해석된다.
12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4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70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가계대출은 3개월째 연속해 줄었다. 작년 12월을 제외하면 5개월 째 감소다. 다만 가계대출 중 주담대는 늘었다. 한국은행은 주담대가 지난 한 달 간 2조3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주담대는 지난 2월 잠깐 줄었을 뿐 9년여동안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4조6000억원 가량 늘었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셋값이 떨어지고 월세 전환이 늘어 2조3000억원 줄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계속 줄었지만, 2금융권 대출의 대환(갈아타기) 수요로 특례보금자리론이 증가했다”며 “아파트 매매가 여전히 적지만 지난해 수준의 부진에서 조금 벗어난 것도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특례보금자리론의 신청은 빠르게 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HF)가 집계한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현황은 지난달 말 기준 11만3000건(25조6000억원 규모)이다. 지난 1월 말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1년간 공급 목표(39조6000억원)의 64.6%를 채운 셈이다. 자금용도별 신청건수는 기존대출 상환(5만6000건)이 49.1%, 신규주택 구입(4만9000건) 43.0%, 임차보증금 반환(9000건) 7.9%로 집계됐다. 주금공은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해 5월 중 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으로 대면창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보금자리론에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모기지를 통합한 상품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금리는 연 4.15∼4.45%(일반형)와 연 4.05∼4.35%(우대형)로 책정됐다. 사회적 배려층·저소득청년·신혼가구·미분양주택 등 기타 우대금리 최대한도 0.8%포인트를 적용하면 금리는 최대 연 3.25∼3.55%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동향’도 한국은행 통계와 궤를 같이 했다.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5조원 줄었다. 특히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6조원 감소, 감소 폭은 전달 대비 1조3000억원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