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 심각하게 인식한다는데…관련국들은 유출 내용 '부인'
오스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 지속"…미 법무부·FBI 조사 착수 韓·이집트·UAE·이스라엘 등 "상당수 조작" "명백한 허위"
2023-04-13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미국 정부가 기밀문건 유출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국방장관까지 나서 '동맹국 달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 정부는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유출 기밀 문건에 명시된 국가들은 자국과 관련한 정보 내용을 '허위'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가 상당수 문건이 조작됐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명백한 허위"라며 부인하고 있다.
13일 정치권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기밀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지만, 우리나라 등 관련국들은 유출 내용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도 발표가 있었지만, 상당수의 문건이 조작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밀문건 유출 내용에 대해 부인하는 것은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기밀문건에 명시된 국가들이 차례대로 자국 관련 내용을 '허위'로 규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이집트가 러시아를 위해 로켓, 포탄, 화약 등을 비밀리에 생산하려는 계획이 유출 문건에 기술된 데 대해 이집트 정부가 '부인했다'고 국영 신문 알 아흐람이 보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인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러시아 정보당국과 협력하기로 했다는 문건 내용에 대해 UAE 정부는 성명을 내고 "명백한 허위"라고 판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9일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고위직들이 정부의 사법개혁에 반대했다는 문건 내용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직접 "허위"라고 일축했다. 같은 날 프랑스,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소규모로 군을 파견했다는 정보에 대해서도 각각 "거짓", "심각한 수준의 부정확성을 보인다"고 일축했다. 관련국들의 '부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기밀문건 유출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고 국방장관이 직접 나서 동맹국들을 다독이는 등 사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