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위, 與 '의원정수 축소' 野 '비례대표 확대' 강조 

여당 "국회 불신 초례", 야당 "의원정수 소모적 논의" 현행 선거제도 수도권 집중 비판엔 한 목소리

2024-04-13     이진하 기자
선거제도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선거법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가 나흘간 일정을 마쳤다. 100명의 의원들이 낸 의견을 취합해 결의안을 만들기 위한 소위원회 구성이 추진될 전망이다. 여당에서는 '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했고, 야당은 '비례대표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흘간 의원들은 토론보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기 때문에 정치개혁특위는 국민여론조사, 공론조사, 전문가 여론조사 등을 거쳐 각 정당의 당론으로 지도부 간 합의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의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언대에 오른 의원은 20명으로 각자 선거구제 개편과 의원 정수 확대·축소, 비례대표 폐지·확대 등을 주제로 각자의 의견을 표명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의 '의원석 최소 30명 감축' 주장에 맞게 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저마다 밝혔다. 이날 첫 번째로 발언한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정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국민들께 신뢰받고 있지 못하며 국민 60%가 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스스로 키워왔던 국회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종식시키기 위해 의석수를 늘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보스 정치인들의 전리품처럼 쓰여온 비례대표제를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중에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의원 축소에 동조하며 "김기현 대표께서 말씀하신 국회의원 의석 30명 축소 문제는 진지하게 검토하자"고 발언했다. 
이날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의원 정수 축소에 반대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정수 축소 논의에 "합당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은 소모적인 논의"라며 "자칫 반정치 포퓰리즘에 편승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민병덕 의원도 "의원 수를 줄여 입법부의 역할이 약화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나.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도 시행령을 만들어서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행정부, 각종 이권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그 많은 관료를 누가 견제 하나"라고 꼬집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국민의힘 소속 김기현·조경태·윤상현 의원의 지난 득표율을 거론하며 "5만 표 남짓 받아 당선한 지역구 의원님들께서 무슨 근거로 50만 명의 선택으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보다 진짜 의원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며 "비례대표 의원을 줄이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실 수 있나"라고 따졌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국민의 정치 불신을 악용한 의원 정수 축소 주장이나 이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이건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는 매우 퇴행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 거대 정당 간 힘겨루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건 거대 양당의 기득권이 무너져 고인물 정치가 밀려나는 것"이라며 "정당 득표율이 그대로 의석에 반영되도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강화하고 비례대표 의석 수도 확대하자"고 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도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며 "의회는 전체 시민을 비례성 있게 대표해야 하나 지금 국회는 특정 연령과 세대, 성별, 직군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도 "지역구 수를 현행 253개에서 225개까지 28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자"고 밝혔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도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의 비율이 최소 2대 1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야는 현행 선거제도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비수도권의 발전을 저해하는 등 국토 전체의 균형 발전을 막는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에 따라 지방 소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비수도권의 의원 정수가 떨어지면서 대표성이 약화됐고, 대표성이 적어지니 지역 발전이 안돼 인구 유입마저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정운천 의원은 "지금 같은 비례대표 47석으로도 지역주의 완화 효과를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도 "농어촌의 대표성이 현저히 약화됐고, 국회의 의사 결정도 수도권 중심으로 편향됐다"며 "지역 균형 의석 배분을 통해 소멸할 지역에 대한 특례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