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창구’ 소액생계비대출 7월이면 고갈
총 1000억원…하루 6~7억원씩 소진
2024-04-16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급전창구로 부상한 소액생계비대출 잔고가 조만간 소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기부금 확충 등 소액생계비대출 재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연 20%로 고정된 법정 최고금리를 탄력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월께 소액생계비 대출 재원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평균 소진 액수(6~7억원)를 감안한 추정 시점이다. 소액생계비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을 당일 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 15.9%로 정책 상품치고 높다.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워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계층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소액생계비대출 연내 공급 규모는 1000억원이다. 재원은 은행권 기부금 500억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기부금 500억원으로 마련됐다. 상품은 지난달 27일 출시돼 초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사전 예약을 받은 첫날에는 한 주간 상담할 수 있는 인원(6200여명)까지 예약 마감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취약계층에 대한 소액 대출을 이어가기 위해 추가 기부금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은행권으로부터 2024년과 2025년 중 매년 500억원씩 추가 기부를 받아 공급 재원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소액생계비대출 4주치(3월 27일~4월 21일) 상담 예약에 어려운 분들의 많은 신청이 있었다”며 “현재 서민금융진흥원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많은 분이 대출을 기다리는 만큼 더 원활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재원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근본적으로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고정된 법정 최고금리(연 20%)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민 이자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법정 최고금리가 금리 인상기에는 되려 서민들의 대출 기회 자체를 박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2021년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면서 최대 3만8000명이 대부업 시장에서도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금융위는 최고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연동형 최고금리’를 검토한 바 있다. 다만 정치권의 반대로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