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우산업개발 경영진 횡령·배임 '800억대 규모' 확인

이상영 회장·한재준 전 대표, 회삿돈 '쌈짓돈'처럼 유용

2024-04-14     최재원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검찰이 파악한 대우산업개발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규모가 8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민경호 부장검사)는 전날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과 한재준 전 대표 등 관련자 4명을 압수수색하면서 270억원대 횡령·560억원대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작년 5월 총 17차례에 걸쳐 회삿돈 140억8600만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빼돌린 뒤 주식투자 등 개인 용도에 쓴 혐의(특경법상 횡령)를 받는다. 또 지난 2020년 5월 서울 강남의 한 와인바에서 법인카드로 305만원을 사용하는 등 2020∼2022년 회삿돈 약 18억원을 사적으로 쓴 혐의(특경법상 배임), 회사와 관계없는 동생 이모씨에게 2016∼2022년 4억1600만원 상당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도 있다. 검찰은 한 전 대표의 범행 정황도 구체적으로 포착했다. 검찰은 한 전 대표가 지난 2021년 4월 서울 한남동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회삿돈 6억6000만원을 쓰는 등 85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아파트 구입에 쓰고, 같은 해 7∼11월에는 회사자금 9억7000여만원을 횡령해 아내 명의 아파트의 인테리어 공사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그에게 특경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한 전 대표는 작년 법인카드로 여행용 비행기표 값 1300여만원을 결제하는 등 개인 여행에 회삿돈 1억1500여만원을 쓴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는다. 검찰은 이외에도 한 전 대표가 회사 회계직원과 공모해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351억여원 상당의 미수채권을 대손충당금으로 제대로 계상하지 않고, 허위 계약서를 근거로 과소 계상해 거짓으로 공시한 정황을 포착해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의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전날 대우산업개발 인천 본사와 서울 중구 사무소, 이 회장과 한 전 대표의 주거지 등 10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참고인 조사를 거쳐 두 사람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