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협력사와 동반성장 외면해
이화경 부회장의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 매출 매년 10% 증가
2013-11-06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초코파이·포카칩 등을 판매하는 오리온은 지난해 국내 식품업계 중 영업이익률 1위에 올랐다. 영업이익도 2637억원을 기록해 상장 10대 식품업계 중 CJ제일제당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히지만 오리온은 협력회사와의 상생보다는 자회사인 오리온스넥인터네셔널(오리온스낵)에 일감을 몰아줘 협력사들을 외면한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2000년대 초반 20여개의 협력회사가 최근 2~3개로 줄었다. 또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오리온에 납품하던 업체들은 오리온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오리온스낵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오리온스낵은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자의 차녀인 이화경씨가 대표이사로 등록돼있는 스낵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1987년 미국 펩시와 합작설립 돼 2004년 현재의 상호명으로 변경했고 현재도 오리온스낵 매출은 임대수익을 제외하면 모두 스낵 제조로 수익을 내고 있다.특히 오리온스낵은 일감몰아주기로 담철곤 회장이 거액의 수익금을 챙긴 것으로 논란이 됐던 오리온그룹 포장지 제조 계열사 아이팩에 매출 최대 제공업체 중에 하나다.재무제표 분석결과 아이팩은 지난해 매출 중 79%인 478억원을 내부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기록했다. 이중 오리온스낵은 221억원의 일감을 아이팩에게 몰아줬다.협력사들은 오리온스낵이 인기 생산제품도 독차지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지난해 스낵시장 2위와 10위에 오른 인기제품인 포카칩과 스윙칩을 집중 생산하고 웨하스 등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은 제품들만 협력사로 넘기고 있다.이에 오리온스낵의 매출은 매년 증가 추세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오리온스낵 매출은 17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이상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13% 이상 증가한 946억원을 기록했다.오리온은 협력사의 상생 활동도 타 제과 업체와 차이가 난다.롯데제과는 현재 30여곳의 협력업체가 있고 이들의 생산규모만 4000억원이 넘는다. 롯데제과는 또 100% 현금결제뿐 아니라 상생협력펀드 조성을 통해 협력사 대출이자 경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자체 생산을 통해 부족한 부분만 협력사에게 위탁하고 있고 협력사에서 불만사항에 대해 들은 적은 없다”면서도 “상생 관련 예산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협력사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