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에 실명계좌 내준 은행 수수료 수입 ‘뚝’
작년 은행 수수료 수익 204억원, 전년比 49.4%↓
2023-04-16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내준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이 일 년 새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에 소위 ‘크립토 윈터’(침체)가 불어닥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가상자산거래소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은 은행이 벌어들인 수수료는 총 204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403억4000만원)과 대비 49.4% 감소한 수준이다. 가상자산거래소와 계약 맺은 은행은 케이뱅크(업비트), 농협은행(빗썸 및 코인원), 카카오뱅크(코인원), 신한은행(코빗), 전북은행(고팍스) 등이다. 가상자산거래소가 이들 은행에 지급한 수수료는 2019년 20억5500만원, 2020년 33억1600만원, 2021년 403억4000만원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139억20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였다. 전년(292억4500만원)과 비교하면 52.4% 줄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빗썸에서 49억4300만원을 수령했고, 코인원에서 9억8900만원을 받았다. 수수료는 2021년에 비해 각각 35%, 62.7% 쪼그라들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코빗에서 4억8600만원을 수령했다. 2021년에 비해 42.6% 감소한 액수다. 작년 가상자산거래소와 매출을 처음 일으킨 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이다. 전북은행은 고팍스에서 수수료 수입으로 1900만원을 거뒀다. 고팍스는 지난해 자체 예치 서비스 ‘고파이’ 상품의 출금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청산 위기를 겪었다. 제네시스 트레이딩(미국 가상화폐 대출업체)의 서비스 중단 여파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분기 7200만원 수수료 수입이 발생했다. 농협은행과 거래해왔던 코인원이 지난해 11월 카카오뱅크로 실명계좌 발급 은행을 갈아탔다기 때문이다. 윤창현 의원은 “은행과 디지털자산 거래소 간 제휴에서도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며 “더 많은 은행이 다양한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그림자 규제로 강제되는 1거래소-1은행 제도를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업비트에 따르면 2021년 11월 8000만원을 웃돌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2022년 12월 2100만원까지 내렸다. 다만 최근 코인 가격은 오름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4000만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