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중국” 원정개미 달라졌네
중학개미 늘며 펀드도 주식도 '중국행' 中펀드 올들어 1388억 순유입...美 제쳐 아시아 중 주식순매수 1위도 상하이증시 "中 리오프닝 기대감과 SVB파산 영향"
2024-04-17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올 들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이른바 중학개미(중국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는가 하면, 아시아증시 순매수 규모에서도 중국이 1위로 올라섰을 정도다.
투자금이 중국으로 몰리는 것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기조와 중국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치면서 자금이 중국 펀드와 증시로 몰려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중국 펀드의 설정액은 6조4221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138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유입액은 지역별 펀드 중 단연 1위다. 북미(-2015억원), 유럽(-394억원), 베트남(-67억원), 인도(-33억원) 등 다른 국가에선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경기침체 리스크가 부상하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미국 시장에 전반적인 불안이 이어지면서 중국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종료되고 달러 강세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자금이 미국에서 외부로 흘러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글로벌 자금 흐름이 신흥국으로 자금이 더 많이 들어오는 과정인데 그 중심에 중국의 회복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1분기에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아시아 증시도 중국 상하이증시였다. 지난해 4분기 베트남으로 쏠렸던 아시아 투자가 중국으로 옮겨간 것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상하이 증시 순매수액은 2213만달러(약 291억1200만원)로 아시아 증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중국 선전 증시로 순매수액이 544만달러였다. 상하이와 선전을 합친 중국 본토 순매수액은 2758만달러로 3위 베트남 증시(439만 달러)의 6배를 넘었다. 대만 증시(102만달러)가 4위에 오를 정도로 범중화권 투자가 인기였다. 중국 투자 증가는 작년과는 상반된 결과다. 작년 4분기만해도 선전(-879만달러)과 상하이(-174만달러) 등도 순매도 흐름이었다. 당시 격화된 미·중 갈등과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중국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중학개미’의 귀환 행렬에도 정작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고 부진하다는 평가다. 중국 펀드 수익률이 그렇다. 연초 이후 지난 14일까지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1.18%를 기록했다. 반면 선진국인 북미 펀드와 유럽 펀드는 각각 19.79%, 10.12%로 훨씬 높았다. 이를 두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반영이 안 된 거란 분석이 나온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국의 회복은 서비스·인프라·소비·부동산 등의 순으로 점차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가 한 관계자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상당해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건 경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