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국힘과 결별 아닌 공천권 폐지 요구…김기현 "입 닫길" (종합)
당내 세력화로 선회 '당원 가입 운동' 제시 국민의힘 "전광훈 목사와 절연 여러 차례 명시"
2024-04-17 이진하 기자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극우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국민의힘과 결별을 예고했으나, 돌연 입장을 선회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는 국민의힘을 향해 '공천권 폐지'와 '당원 가입'을 주장하는 등 당내 세력화로 선회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전 목사와 절연을 선언했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줬으면"이라고 날선 발언을 내놓았다.
전 목사는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방도를 제시하려고 한다"며 "전 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과 공천권 폐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이 그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공천권 싸움이 없어져야 국민의힘은 자유를 지키는 싸움에 전력투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천권을 없애기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의원, 지사, 시장, 군수 등 후보도 당내 경선을 통해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전 목사는 국민의힘과 결별 기자회견을 예고했으나 이와 반대되는 내용을 밝혔다. 기자들이 이유를 묻자 "국민의힘 정당 쪽에서 많은 분들이 저한테 '목사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홍준표 등 몇 사람 때문에 우리를 버리고 가려고 하느냐'고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 목사는 국민의힘에서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새로운 당을 창당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개신교와 불교, 천주교 등 종교들과 연대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 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선동하고 있다"며 "이는 반공주의, 국민 조직화 등 어떤 가치로 포장하더라도 결국 내년 총선 공천에 관여하겠다는 시커먼 속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당원도 아닌 사람이 당의 공천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작태는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매우 불쾌하기 짝이 없다"며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 수 있는 인물들을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공천할 것이며 이 과정에 전 목사가 관여할 부분은 1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전 목사와 관계 절연을 여러 차례 명시했다고 재차 밝혔다. 김 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아미트 꾸마르 주한 인도대사를 접견한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황당 무계하기 짝이 없다"며 "도대체 지금 우리당을 뭘로 알고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