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열린 시중銀 ‘비이자익 개선’ 진땀

은행권, 알뜰폰 사업자 탄생, 플랫폼 진출 속도 수수료 면제 분위기 속 포토폴리오 개선 ‘사활’

2023-04-18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은행권 신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배달앱 사업에 진출하면서 더 이상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 기질을 비쳤고, 최근에는 통신업에 본격 합류하면서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모빌리티 투자 등 은행권 신사업 물색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기조를 놓치지 않고 신사업 물꼬를 트기 시작한 셈이다.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한 포토폴리오 개선이 기대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1조830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 비해 35.4%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23.1% 늘어난 32조52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 장사에 대한 세간의 질타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한 포토폴리오 개선이 시급한 셈이다. 은행의 신사업은 격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 등을 촉진하기 위해 혁신을 과제삼은 기류 덕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는 금산분위 규제 완화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간의 소유‧지배를 금지하는 원칙이다. 특히 은행은 비금융사에 15% 내로 지분 투자해야한다. 해당 수준은 전략적 협업이 가능한 정도다. 경영권이 없어 계열사에 비해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뚜렷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에는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부수업무로 지정했다. 인가 받은 사업은 국민은행의 ‘리브엠(Livi M)이다. 은행 고객에 추가 혜택을 주면서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혁신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정식 인가를 받은 만큼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오랜 관심과 뚝심 있는 투자가 빛을 발한 모양새다. 국민은행은 그간 MVNO(알뜰폰)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절감 정책과 사물인터넷(IoT) 시장 확대가 맞물릴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국민은행 측은 “MVNO시장은 MNO계열사, 알뜰폰사업자 등 다양한 성격의 업체가 경쟁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IT기업, 전자상거래기업, 은행 등의 사업자들이 통신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통신과 기존 서비스간 연계를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당행은 국내금융사 최초로 MVNO 시장에 진출하였으며 금융과 통신이 융합된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 된 가치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신한은행 역시 KT, 넥슨, GS 등과의 메가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의 배달플랫폼 ‘땡겨요’는 최근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땡겨요는 지난 3월 기준 MAU가 50만1763명을 기록, 배달앱 4위에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8배 많은 수준이라 남다른 성과로 책정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영업부 운영 확대, 디지로그 브랜치 신설과 같은 채널 혁신을 비롯해,음식 주문중개 플랫폼,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 디지털과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우리은행도 “여행, 모빌리티, 부동산 등 이종산업과의 제휴를 통해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디지털 금융환경에 대응한 고객 맞춤형 종합금융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사업을 향한 시중은행의 사업 구상이 다각화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모빌리티 사업이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모두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확보에 나섰다. 모두 4000억원 수준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국민은행이 소식을 전했다. 국민은행은 티맵모빌리티에 2000억원을 투자해 8.3% 지분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