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삼성·LG전자, 1500만 펫팸족 겨냥 가전 경쟁
삼성·LG전자, 펫케어 기능 갖춘 가전·구독 서비스 출시 韓 반려동물 가정, 세계적으로도 구매력 높은 수준 가전시장 정체 속 펫가전,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라
매일일보 = 여이레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출시와 업그레이드로 1500만 펫팸족(Pet+Family)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가정이 기존 제품보다 수십~수백만원 비싼 제품이라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특성을 노려 양사는 펫케어 기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함과 동시에 스마트싱스와 LG씽큐 업(UP)가전을 통해 펫가전 기능을 업그레이드 했다.
18일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약 1448만명에 달한다. 가구 기준으로 하면 604만 가구로, 전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국내 소비자가 반려동물에 지출하는 비용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펫팸족 맞춤형 서비스 ‘마이펫 플랜’을 선보였다. 마이펫 플랜은 펫 케어 기능을 탑재한 가전 구매 고객들에게 사료나 간식 등 펫푸드 비용 부담을 대폭 낮춰주고자 기획됐다.
마이펫 플랜 가입 대상 제품은 △펫 전용 브러시를 제공하는 비스포크 제트·제트 봇 AI △강력한 펫 전용 필터를 탑재한 비스포크 큐브 Air™ △반려동물 오염·털 제거 특화 코스를 갖춘 비스포크 그랑데 AI(세탁기·건조기) 등 효과적인 펫 케어를 돕는 49개 모델 등이다.
스마트싱스 서비스도 국내에서 활용도가 높은 에너지·펫·헬스 중심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스마트싱스 펫앱을 사용하면 펫케어 기능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펫케어는 운영 1년차인 지난해 글로벌 이용자 수 120만명을 넘어섰다.
김현중 삼성전자 한국총괄 상무는 “‘마이펫 플랜’은 1500만명에 달하는 펫팸족들에게 편리하고 스마트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기, 서비스, 콘텐츠 등 이업종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고, 고객 경험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작년 ‘펫 드라이룸’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반려동물 가전 신제품을 위한 기술 개발 등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며 “작년에 ‘펫 드라이룸’ 관련 특허를 확보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는 ‘펫 스타일러’의 상표권도 출원했다.
반려동물용 가전제품 상표의 연간 출원 건수는 2017년 1013건에서 2021년 2023건으로 5년 사이 99.7% 증가했다. 이 기간 출원된 펫가전 관련 상표 건수는 2만7646건에 이른다. 특허청 관계자는 “사람과 동물의 공존·공생이 늘어나면서 펫가전 상품 개발이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펫팸족 확산에 따라 ‘펫케어모드’를 탑재한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가 선보인 2023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럭션 타워에어컨’은 집에 혼자 남아있는 반려동물이 덥지 않도록 스스로 냉방을 켜주거나 LG 씽큐 앱을 통해 알림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내 온도가 설정값에 도달하면 이같은 기능이 알아서 작동한다.
최근 출시한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알파’는 구매 후에도 원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업 가전으로, 고객의 선택에 따라 펫모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업가전으로 출시된 세탁기와 미니워시, 건조기, 워시타워 등에 ‘펫케어 코스’를 추가했다. LG 씽큐 앱에 접속,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 하면 곧바로 반려동물 관련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세탁기 기능을 업그레이드 할 경우 6모션 손빨래 동작과 4중 안심헹굼 기능이 추가돼 옷에 묻은 반려동물의 배변 등 생활 얼룩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한편, 위니아 역시 2023년형 ‘위니아 에어블’ 에어컨 신제품에 집에 사람이 없어도 반려 동물이 쾌적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펫케어 모드’를 더하는 등 펫팸족 잡기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가전시장 성장률은 1년 전보다 10% 하락한 상황”이라면서 “가전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펫팸족’ 확산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