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中 갈등 격화 속 韓ㆍ日 반도체는 '화해무드'

中, 마이크론 조사로 美 겨냥… 韓日엔 경고 韓日 반도체 협력은 오히려 강화…대화 급물쌀

2024-04-19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 여이레 기자  |  미중 반도체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간 반도체 산업계 협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최근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이크론의 제품에 대한 안전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외국 반도체 회사에 대해 사이버 안보 심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중국의 행보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공급망 견제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열린 중국발전포럼에서 한 중국 당국자는 기업인들에게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는 전세계를 적대하는 것”이라며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향해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해당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참석했다. 또, 중국 정부는 과거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반도체를 쇠락의 길로 내몬 미국의 ‘플라자 합의’까지 거론하며 일본의 미국 동조를 경고하기도 했다. 일본은 최근 네덜란드에 이어 미국 주도 대중 반도체 규제 동참했다.  반면 한일 간 수출규제 분쟁 해결을 위한 양국간 논의는 급물쌀을 타고 있다. 지난달 일본은 2019년 우리나라를 상대로 내린 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했다. 지난 11일에는 한국-일본상공회의소간 실무 간담회도 열렸다. 이날 양측 실무진들은 ‘12년 만에 복원된 정상 셔틀외교를 발판으로 미래지향적인 민간 경제협력을 구축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측은 그간 제조업 분야에서 분업 형태로 구축돼 온 민간 협력을 반도체, 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발맞춰 한일간 공동대응 필요성을 강구했다.  이어 지난 18일부터 일본 경제산업성 국장급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관리제도 운영방향을 논의 중이다. 일본이 한국에서 직접 대화에 나서는 만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리스트) 복원 추진도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복원 절차를 이르면 이달 말까지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최근 경기도는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 알박의 연구소를 유치하기도 했다. 1952년 설립된 알박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진공 기술을 기반으로 고품질 반도체 장비를 생산한다. 알박그룹 계열사인 한국알박은 향후 5년간 1330억 원을 투자해 평택 어연·한산 외국인투자산업단지에 연면적 1만3천168㎡규모의 연구소를 내년 3월 준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