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제로?”…식품업계 ‘無’ 열풍, 소비자 혼동 주의 경보
대체감미료로 과당 없앴지만…유해 성분 함량 비슷 전문가 “장기 복용 인체 영향 연구 결과 아직 없어”
2024-04-19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건강 트렌드에 힘입어, ‘제로’ 라벨링이 수익성 확대의 주요 키로 떠올랐다. 제로 상품은 칼로리, 당, 지방 등 건강에 해로운 성분을 최소화한 가공식품들로, 탄산음료부터 과자, 커피, 소주, 맥주까지 다양화를 이루고 있다.
식음료업체들은 앞다퉈 제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단 우려도 공존한다. 소비자들이 패키지에 표기된 ‘제로’나 ‘無’ 등의 표기만 보고 무조건 유해성분이 없고 건강에 이롭거나 도움이 된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탓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완전한 무(無)열량‧당‧지방‧염분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식약처에서 고시한 식품등의표시기준에 의거, 음료의 경우 100ml 당 4kcal 이하인 경우 ‘무‧Zero’ 표기가 허용된다. 맥주는 제품 100ml당 열량이 30kcal 이하인 제품은 ‘라이트’라는 용어를 표시할 수 있다. 제로 제품들은 과당 대신 대체감미료를 사용해 단 맛을 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흔히 사용되는 감미료인 설탕은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키고 비만을 초래하는 등의 부작용을 갖고 있다. 아스파탐, 사카린, 네오탐,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글리실리진 등 대체 감미료는 설탕의 단점을 보완했지만, 설탕보다 단 맛이 더 강하다. 아스파탐은 제로콜라에도 사용되는 저열량 감미료로, 단 맛은 설탕의 약 200배에 달한다. 이는 제로당‧제로슈거 제품들의 ‘셀링포인트’로, 대다수의 식음료 기업들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편파적인 정보에 매몰돼, 제로 제품이 살이 찌지 않고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오인하는 소비자들이 생기는 것에 대한 경각심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 최근 ‘제로슈거 소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처음처럼 새로의 100mL당 열량은 90kcal다. 소주 한 병 용량인 360mL으로 계산하면 한 병당 324kcal로, 쌀밥 한 공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일반 처음처럼의 한 병 당 칼로리는 408kcal다. 일반 소주와 제로슈거 소주의 열량은 약 80kcal 정도 차이가 난다. 진로제로슈거와 진로이즈백의 칼로리는 각각 약 320kcal, 400kcal다. 일반, 제로 제품의 열량 차이는 새로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로슈거 소주들은 말 그대로 당류가 0g이다. 하지만 칼로리가 여전히 높은 이유는 알코올 자체의 열량이 높기 때문이다. 알코올 1g당 열량은 7kcal에 달한다. 소주 1ml 당 알코올 비중은 0.789g이다. 소주의 칼로리를 추산하는 단순 수식에 따르면, ‘소주 용량(360ml) X 에탄올 비중(0.789g/ml) X 도수(16.5%) X 알코올 1g당 칼로리(7kcal/g) = 328kcal’라는 결과가 나온다. 업계에서도 제로 마케팅 확산에 따른 소비자 혼동을 우려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식품위생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저당‧저칼로리 제품을 홍보하고 있지만, 젊은층의 소비패턴에 큰 영향을 끼치는 SNS 인플루언서 및 유튜버 등을 주축으로 제로 상품이 다이어트‧건강 제품이라고 바이럴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기술적 한계와 맛 품질 유지 등의 이유로 드라마틱한 성분 개선을 이루진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로 제품들은 전문적인 건강 관리 식품이 아닌, 일종의 헬시플레저, 플라시보 효과 등을 겨냥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단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대체감미료를 장기간 다량 복용할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까지 뚜렷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과도한 섭취는 경계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알코올 자체에 독성이 강하고 대체감미료로 인한 건강 유해 저감 효과가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주류 제로 마케팅에 대해선 전문가로서 부정적으로 본다”며 “어떤 감미료든 그 자체가 첨가물이기 때문에 장기 복용은 인체에 좋지 않지만 음료, 제과 등 감미료가 많이 들어가는 일반 식품에 적절히 활용하는 것에 있어선 활용 가치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