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원전산업 협력 ‘맞손’

'한국형 원전' 수출기반 마련… 교역규모 2배 확대키로

2013-11-07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원전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을거리’ 사업에 대한 협력 강화를 합의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자력산업과 에너지기술과 인프라 부문에서 7개 MOU를 체결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한국형 원전의 해외수출 확대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우선 산업부와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는 영국과 한국 그리고 제3국에서의 상업적 원전사업진출에 양국 기업들이 사업기회를 갖도록 상호협력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원전협력 MOU를 체결했다.

우리 정부는 이를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영국 원전시장에 한국형 원전 수출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영국은 원전의 노후화로 현재 운영중인 16기 중 15기를 2023년까지 폐기하고 2025년까지 10기(18GW 규모)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으로 외국 전력회사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미래부의 경우, 영국측과 ‘원자력시설 해체관련 MOU’ 체결을 통해 다양한 원자력시설 폐쇄 경험을 가진 영국과 공동기술개발 협력을 추진한다.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와 ‘에너지기술협력 MOU’를 통해 풍력·태양광·연료전지·에너지 저장 등의 분야에 대해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양국은 또 2012년 현재 112억6천만 달러의 교역 규모를 2020년까지 2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간 경제통상공동위(JETCO)와 민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신설,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양국이 18개월마다 민관 합동으로 교차·정례적으로 개최해 나갈 예정이다.

양국 금융기관들의 상호진출도 촉진하기로 했다. 현대캐피탈 영국 현지법인(현대차 49.99%, 싼탄데르 50.01% 각각 지분 소유)에 2천만 파운드(약 340억원)를 증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양국간 협력도 추진된다.

올해 말 2천억원 규모로 해외투자펀드를 조성 중인 국내의 NH 캐피털, 큐캐피털과 유럽의 인수·합병(M&A) 관련 4개 기관간 MOU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이 우수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과의 M&A를 통한 세계시장 진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국간 금융분야 협력을 위한 MOU는 이번에 11개가 체결됐으며 협력 규모는 총 30억 달러에 달한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기후변화·사이버안보 그리고 중동 문제(시리아·이란·소말리아) 등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데 합의했다.

이번에 양국이 채택한 ‘한·영 기후변화 공동성명’은 탄소포집 및 저장(CCS)·배출권거래제·녹색건물·저탄소 재화 및 서비스에 있어 상업적 파트너십·원자력 발전과 핵안전·포스트 2020 신(新) 기후체제 협상·녹색기후기금(GCF) 등에 있어 양국간 협력 평가 및 새로운 협력분야 발굴 등을 담고 있다.

양국은 주요 글로벌 이슈 대응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이슈와 관련,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이 될 것을 촉구하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이와 함께 영국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및 협력 의사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