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예대금리차 확대에 곳간 ‘텅텅’
예금 금리 낮아지며 ‘수신 이탈’ 속도…올 들어 2조원 이상 감소
2024-04-23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저축은행에서 수신 이탈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올해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동결과 시중은행과의 수신 유치 경쟁 완화로 인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반면 저축은행 대출 금리는 계속해서 오르며 ‘예대금리차’(예대마진)가 확대하고 있다. 조달비용이 낮아지자, 대출 금리를 올리며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수신 규모는 118조9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기예금 금리가 연 5~6%에 달했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2%(2조4043억원) 줄었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현재 시중은행과 비슷해졌다. 저축은행중앙회 따르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3.83%로 작년 말(5.37%) 대비 1.54%포인트(p) 감소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 가운데 금리를 공시한 1년 만기 정기예금 총 41개 중 12개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3.50% 아래를 밑돌고 있다. 작년 11월까지만 하더라도 레고랜드 사태 등과 시중은행과의 금리 경쟁이 심화하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5~6%대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후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저축은행도 금리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졌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계속 제기되면서 예금 이탈을 부추겼다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은 예대마진을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모두 올랐다. SBI저축은행의 2월 말 ‘중금리대출’ 평균금리는 16.86%로 전달(15.93%)보다 0.93%p 상승했다. ‘직장인대출’ 평균금리는 19.65%로 전달(19.47%) 대비 0.18%p 상승했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 비상금대출’ 평균금리는 18.15%에서 18.74%로, ‘중금리 신용대출’은 14.41%에서 15.60%로 상승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중금리대출 평균금리가 15.09%에서 16.14%로 1.05%p 올랐다. 앞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지난해의 경우 주요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이 축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자산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는 6952억원으로, 전년 8764억원보다 20.68%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