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출 늘린 인뱅 연체율 ‘껑충’
카뱅 0.49%, 토뱅 0.72%, 케뱅 0.85% 순 신용대출 축소…주담대 전세대출 확대 나서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고금리를 맞아 인터넷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인뱅들은 중저신용 비중을 유지해야 하는 신용대출보다는 담보대출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49~0.86%다. 케이뱅크는 2021년 말 0.41%에서 지난해 말 0.85%로 0.44%포인트(p),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0.22%에서 0.49%로 0.27%p 올랐다.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1년 새 연체율이 0.72%로 뛰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연체 대출(연체 기간 1개월 이상) 잔액은 2915억91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말(1062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인터넷은행은 중금리대출 의무 비중 탓에 연체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인상하면서 중저신용자 연체율이 급증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연체율 증가는 대부분 중저신용자 대출 때문”이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중저신용자 비율 증가 폭이 작아 연체율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자산 건전성 우려가 있지만) 연체율이 늘어난 만큼 대손충당금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증가를 위해 올해도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올해도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 연말까지 인터넷은행 중금리 대출 의무 비율은 카카오뱅크는 30%, 케이뱅크는 32%, 토스뱅크는 44%다. 인터넷은행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금리 대출 의무 비중 완화를 요구했으나 금융당국은 지난달 사실상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완화보다는 관련 대출 확대에 따른 위험 관리 능력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건전성이 악화되자 신용대출 대신 담보대출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금리 경쟁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일부터 오는 6월 20일까지 주담대 특판을 1조원 한도로 진행한다. 금리는 21일 혼합형 기준 연 3.603~6.233%고 대출 한도는 10억원이다. 중도상환해약금은 없다. 최저 금리는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 0.7%p를 할인받으면 적용된다. 케이뱅크도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21일 기준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고정금리 3.97~5.1%다.
이들 은행은 전세대출 금리도 낮다. 카카오뱅크 금리는 21일 기준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연 3.195~4.165%,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연 3.183~3.654%를 적용하고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제외해 결정한다. 전세대출은 신규코픽스 6개월을 기준금리로 삼고 있는데 현재 연 3.56%다. 카카오뱅크는 이에 가산금리 연 -0.365~0.605%를 적용하고 있다. 케이뱅크 전세대출도 고정금리 기준 연 3.54%로 마이너스가산금리가 적용됐다. 가산금리는 연 -0.15~2.6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