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하락에 주식·채권 ‘머니무브’

증권사 CMA 67조원 육박...9개월 만에 최대 채권 ETF 설정액 올해 들어 4조원 넘게 늘어

2024-04-23     이광표 기자
금리가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한국은행이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연 5%대까지 올랐던 은행 예·적금 금리가 최근 3%대로 내려오면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투자자의 시선도 옮겨가고 있다. 그렇게 은행을 빠져나간 돈은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3일 기준 53조6240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43조6930억원)보다 22.7% 늘어난 수치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 대기 자금으로,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의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증시 거래 대금도 급격히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19일 기준 각각 12조5301억원, 14조6008억원 등 총 27조1309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10조8476억원)과 비교해 약 세 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코스피 8조103억원 △코스닥 12조947억원 등 총 20조105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 거래대금도 지난해 말 7조원 규모에서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지난해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계좌수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증시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기준 CMA잔고는 66조6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18일 66조7646억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고, 지난해 말(57조5036억원) 대비 15.9% 증가한 수준이다. CMA계좌수도 크게 늘었다. 2021년 말 3178만6761개에서 지난 17일 기준 3647만5079개로 14.7% 늘었다. 지난해 말(3591만2944개)과 비교해도 1.6% 늘어난 수준이다. 채권형 ETF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내 채권형 ETF의 설정액은 17조 3210만원으로 올 초 대비 4개월여 만에 4조529억원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국내 채권형 ETF에 대한 투자는 최근 크게 늘었다. 5년 전만 해도 5조원대에 머물던 채권형 ETF 설정액은 지난해 1월 8조7766억원으로 뛰었고 올 초 13조2681억원으로 1년 만에 1.5배로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예금 금리는 하락하는데,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 예탁금이 증가하는 등 증권가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