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삼성·SK·LG, 미래먹거리 집중공략…"불황 넘는다"

"로봇사업 원년" 삼성전자, 로봇기업 지분 인수 LG전자, 전장 사업 강화…M&A 전문가 채용 사피온, AI 반도체 시장 공략…하반기 후속작 출시

2023-04-23     신지하 기자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성장세가 기대되는 로봇·전장·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삼성, 미래 먹거리 '로봇' 사업 본격 확대

삼성전자는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로봇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들이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을 넘어 협동로봇, 웨어러블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2019년 310억달러에서 내년에 122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로봇사업의 원년으로 삼았다. 연내 운동보조장치 로봇을 선보이는 한편, 협동로봇 기업 지분 확대에도 나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양한 로봇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실생활에서 로봇을 경험하고 유용함을 체감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도 "올해 안에 EX1이라는 버전으로 로봇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1년 로봇과 AI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 사업 육성에 나선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194만200주)를 590억원에 매입했다. 이어 지난달에도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91만3936주를 주당 3만400원에 장외매수해 지분율을 14.99%까지 끌어올렸다. 2011년 설립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산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족보행 로봇, 사족보행 로봇, 협동로봇 등을 개발·공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으며, 특허청에 로봇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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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장에 집중…시장 입지 높인다

LG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떠오른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효자'로 거듭난 전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인수합병(M&A) 전문가를 확충하며 시장에서의 사업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8조6496억원, 영업이익은 16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9.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VS사업본부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9.4%에서 지난해 10.4% 늘어나는 등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LG전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서승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서 교수는 스마트 모빌리티 및 자동차·전자 융합 전문가다. 서 교수 영입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전장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VS사업본부는 M&A 분야 전문가 경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M&A와 JV 투자 관련 경력 3년 이상 보유자를 대상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들은 입사 후 국내외 전략적 지분투자 및 M&A 추진, 국내외 잠재적 투자처에 대한 기업·산업 분석 및 타당성 검토, 투자안 검토 및 실행 등을 담당하게 된다. 전장 시장 규모가 2028년 7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LG전자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M&A 사전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M&A 추진 대상 기업으로는 해외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거론된다. LG전자는 2021년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넥스트 SoC 태스크포스(TF)를 꾸린 후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자체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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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온 AI 반도체, 데이터센터·자율주행 시장 공략

SK그룹은 계열사인 사피온을 중심으로 AI 반도체 개발에 열심이다. AI 반도체는 AI 서비스의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AI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사피온은 AI 반도체 시장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서비스 반도체와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사피온은 지난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서버 업체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에서 자사의 AI 반도체 '사피온 X220' 검증 테스트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X220 제품은 슈퍼마이크로 서버를 활용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서버 제조사들은 각자 자사의 검증 규격을 가지고 서버에 장착할 수 있는 디바이스 테스트를 진행한다. 특히 서버를 직접 설계·제조하는 슈퍼마이크로는 높은 품질을 위해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검증으로 사피온은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물론 품질에 대해서도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사피온 프로젝트는 SK그룹 내부 인프라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AI 스피커 '누구', SK쉴더스의 지능형 영상 보안 솔루션, SK텔레콤의 미디어 화질 개선 솔루션 '슈퍼노바' 등에 적용했다. 사피온의 첫 제품인 X220(2020년 11월 출시)은 지난해 AI 분야 대표 벤치마크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서 기존 제품 대비 2.3배에서 최대 4.6배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사피온은 성능과 연산 정확도를 향상시킨 후속 모델 'X300' 제품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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