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책임지고 탈당"…與 '꼬리자르기' 파상공세

파리서 '돈 봉투 의혹' 관련 기자회견 열어 입장 밝혀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겠다"…24일 조기 귀국 민주 "존중한다", 국민의힘 "핑계와 꼼수만 가득"

2023-04-23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당 상임고문직에서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24일 귀국해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존중한다"며 사태의 조기 수습을 기대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는 2년 전 전당대회 송영길 캠프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전적으로 저에게 책임이 있다. 법률적 사실 여부 논쟁은 별론으로 하고 일단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저를 도와준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많은 억측과 논란에 대해서도 모든 책임을 지고 당당하게 돌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송영길 후보 캠프 인사들이 국회의원·대의원 등에게 불법 정치 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송 전 대표가 첫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돈 봉투 의혹에 대한 녹취가 공개된 지 열흘 만이다. 송 전 대표는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당 대표 시절 부동산 실태 조사에 대해 논란이 된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한 바 있다.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시작 이후 당을 이탈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결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조기 귀국 요청에 대해선 24일 오후 3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태 심각성을 깨닫고 더 이상 이곳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검찰 소환 이야기는 없지만 빨리 귀국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을 향해서는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조사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가 2021년 4월18일 후보 등록 이후  강연, TV토론 등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였다"며 "후보가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23일(현지시간) 오후 8시 파리에서 출국해 오는 24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한 대학에서 방문 교수로 초빙받아 올해 7월까지 체류 예정이었지만 '돈 봉투 의혹'이 터지면서 조기 귀국하게 됐다. 송 전 대표의 탈당과 조기 귀국 결정에 민주당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고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가 들어와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송 전 대표가 귀국하면 사건 규명이 좀 더 빨라질 테니 진행 상황을 보면서 그에 맞는 대응을 할 것이다. 대응이 늦다기보다는 신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가 귀국해서 그 당시 캠프에서 일어난 일이니 정치·도의적 책임을 비롯해 책임 있는 자세로 검찰 수사에 응하는 것은 실체 규명을 위해서 필요하고 도움도 되리라 생각한다"며 "의원들의 개별 대응은 그들의 결정이고 존중해야 한다. 당에서 집단적으로 대응하거나 하는 방침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의 탈당을 '꼬리 자르기'라고 비난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상황을 모면해 보려는 핑계와 꼼수만이 가득한 한 편의 '국민 분노 유발극'이었다"며 "'정치적 책임' 운운했지만 결국 국민이 아닌 민주당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할 일 다 했다는 듯한 꼬리 자르기 탈당뿐"이라고 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을 몰랐다고 한 데 대해서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답변은 이재명 당 대표 과거 모습과 데칼코마니"라며 "자신들 측근들의 죽음에도 침묵과 모르쇠로 일관했던 이 대표가 코칭을 해준 것은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들 지경이다. 이래서 '이심송심'인 모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