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의혹'에 존폐 기로 선 민주당…정계 개편 뇌관되나
'비명계' 중심 관련 의원 출당 등 당 인적 쇄신 주장 징계 시 이 대표와의 '이중잣대' 논란 전망 '이낙연 역할론' 나오며 정계 개편 가능성도 제기
2024-04-23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계 개편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 인적 쇄신 주장과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맞불리면서 계파 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출당 등 관련 의원들에 대한 징계가 이뤄진다면 자칫 이 대표와의 '이중 잣대'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징계에 대한 반발이 집단 탈당으로 이어질 경우 당이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는 '돈 봉투 의혹'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의 자진 탈당 혹은 강제 출당 등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그러면서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20일 라디오에서 "지금은 당 간판을 내릴 상황"이라며 "의혹이 확인된 인사들에 대해 제명이나 출당 조치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아주 철퇴를 내려야 한다.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비치는 행태를 보이는 건 잘못됐다"며 "현재 민주당은 그 정도 강도의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자기 정화 기능도 포기한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지금 사태는 제대로 대응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도 지난 18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당은 사법적 결론이 났을 때 움직이는 건 옳지 않다. 선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무감각하고 도덕성에 대한 기준이 엉망'이란 불신을 받게 된다"며 "이 대표 체제에서 윤리 감각이 엄청 퇴화했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지적들은 이 대표가 당 전체를 위해서는 부정부패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자신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이번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에게 단호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로 읽힌다. '돈 봉투 의혹' 의원들에 강한 징계가 나오거나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으면 이 대표를 향한 '내로남불' 시비의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법 리스크'인데 이 대표에 들이대는 기준과 자신들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어느 선택을 하든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