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 '쌍특검' 패스트트랙 예고…與 "검은 거래" 전운 고조

27일 본회의서 쌍특검 상정 합의…與 "이재명 방탄용" 비판

2023-04-23     박성현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50억 클럽+김건희' 쌍특검을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태울 방침을 세우자 국민의힘이 "돈 봉투 의혹을 막기 위한 방탄용"이라고 반발하면서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정의당은 지난 20일 가진 원내수석부대표 비공개 회동에서 27일 본회의에서 쌍특검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26일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50억 클럽 특검법' 처리가 불발되거나 '김건희 특검법'이 상정되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달았지만,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앞서 민주당은 쌍특검을 놓고 정의당을 설득해 왔다.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 5분의 3 찬성(180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의당에서는 법사위를 거쳐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국민의힘이 특검법안 논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입장을 선회했다. 정의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27일 본회의에서 쌍특검의 패스트트랙 지정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술적으로 민주당 169석에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 정의당 6석, 기본소득당 1석을 다 합치면 180표 확보가 가능하다.

다만 '김건희 특검'은 특검 범위와 추천 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어 양당 간 조율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정의당은 특검 대상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다른 상장회사 주식 등의 특혜 매입 의혹으로 한정한 반면, 민주당은 김 여사가 운영해온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 대한 대기업 협찬 의혹까지 포함했다. 특검 추천권도 민주당은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로 사실상 민주당이 추천하도록 했지만, 정의당은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와 교섭단체가 아닌 원내정당'으로 정했다. 만일 27일 본회의에서 쌍특검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갈 경우 최종 입법까지는 최장 8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과 김건희 여사 의혹을 다시 쟁점화 시킬 수 있어 민주당에 불리하지 않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정의당의 쌍특검 공조 행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특검법 추진은 민주당의 '돈봉투 의혹'과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방탄용'이라고 주장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서민 삶이 무너지는 절박한 상황을 외면한 채 불필요한 정쟁에 매달리고 있어 안타깝다"며 "많은 국민은 대표 수사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덮기 위한 방탄용 특검 추진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50억 클럽 의혹은 현재 검찰의 수사가 상당수 진행됐다"며 "오히려 지금 특검이 도입된다면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건까지 민주당이 탄생시킨 특검에 넘어갈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김건희 여사 의혹은 2020년 문재인 정부 검찰이 특수부를 총동원해 수사를 하고도 혐의를 밝혀내지 못한 사건"이라며 "결국 쌍특검은 지금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쌍방울 등 각종 부정부패 비리 의혹을 받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방탄용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