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尹 국빈 방미 '자주 외교' 성과 내길

2023-04-24     염재인 기자
정경부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부터 30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는 두 번째 외국 정상이 됐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2011년) 이후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이다. 그만큼 방미길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올해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특별한 만큼 윤 대통령이 수확할 열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국제사회는 미·중 무역 전쟁을 계기로 양국 갈등이 격화되고 패권주의도 심화되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 무역 분위기까지 팽배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도 수출 등을 중심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최우방국 미국과 우호 증진은 정말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그간 윤 대통령과 정부가 외교 분야에서 보여준 행보를 볼 때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 설 때마다 이른바 '외교 참사', '굴욕 외교' 비판 여론이 대두된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일본 방문 때 보여준 소위 '물 잔 외교'는 국민 정서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하면서까지 '통 큰 양보'를 보여줬지만, 사실상 '빈손'이라는 평가에 직면한 바 있다. 일본이라는 국가 특성을 정확히 분석하지 못한 채 '우리가 먼저 물 잔의 반을 채우면 일본이 나머지 반을 채워줄 것'이라는 막연함에 기댄 결과다. 

윤 대통령의 '굴욕 외교'는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미 정보당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에 대응하는 태도, 대한민국 외교 원칙과 상충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발언' 사건을 볼 때 대통령은 그동안 행보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듯하다. 외교 부실 대응 여파에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20%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익'이다. 다만 국익을 얻는 과정에서 이에 미칠 파장까지 다각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하나를 가져왔는데, 열을 잃었다면 그것은 실패한 외교다. 

무엇보다 '국익'에 앞서 가져야 할 마음은 '자주'다. 자주란 남의 보호나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 일을 스스로 처리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에게 미국이 필요한 만큼 미국도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 한국 역할이 절실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자주 외교'로써 성과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