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 출범…'설화' 김재원·태영호 징계 논의 본격화

다음주 첫 회의…전주혜 의원 포함 9명으로 구성 징계 범위·수위가 관건…'자진 사퇴' 목소리도 태영호, 최고위 참석 재개…김재원 한달 간 불참

2023-04-24     조현정 기자
김재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24일 인적 구성을 마치고 공식 출범했다. 윤리위는 잇따른 설화로 당 지지율 하락을 초래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징계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당 안팎에서 자진 사퇴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두 최고위원의 징계 여부를 놓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면서 징계 범위와 수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부위원장으로 전주혜 의원과 7명 위원을 선임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윤리위는 총 9명으로 구성됐으며 황정근 위원장과 전주혜 부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7명의 명단은 객관성과 중립성 등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당은 김기현 대표의 사법 연수원 동기이자, 국민의힘 법률 지원단 부단장을 맡았던 황정근 변호사를 윤리위원장에 임명했다. 첫 회의는 황 위원장의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 중인 탓에 다음주 중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유 수석대변인은 징계 논의와 관련해 "철저하게 윤리위원장 및 윤리위원들의 자체적 판단으로 징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결정 과정은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당 내에선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연이어 논란을 일으키면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세 차례 실언 논란에 올랐다. 당선 후 한달 사이 '5·18 헌법 수록 불가', '전광훈 목사의 우파 통일', '4·3 기념일은 급이 낮다' 등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거듭된 논란에 김 최고위원은 한달 간 활동하지 않겠다며 '셀프 징계'를 선언,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하고 있다. 하지만 당원 200여 명이 징계 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공식 징계를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선 자진 사퇴론도 제기되고 있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2월 전당대회 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라고 주장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기한 일본 외교청서에 대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의 화답 징표"라고 주장했고,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하며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 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며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김 대표는 18일 태 최고위원을 불러 '당분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던 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며 "현 상황에서 제가 최고위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저번 최고위는 누구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닌 개인적 사유로 불참한 것"이라고 자신의 실언 논란에 대한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한달 간 최고위에 불참하며 근신 중인 김 최고위원 경우와는 다르다는 취지다.

한편 징계 수위를 놓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당규상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이다. 당원권 정지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한달에서 3년 이내 기간을 정하게 돼 있다. 문제는 '양두구육'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은 이준석 전 대표의 선례다. 징계 수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으며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두 최고위원이 1년 이상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내년 총선에 공천 받을 가능성은 사라진다. 가장 강력한 조치인 탈당 수준의 징계를 받을 경우 지도부 출범 한달 여 만에 최고위원이 출당되는 불명예를 안게 되면서 김 대표 체제의 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