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PBS 수탁’ 경쟁 후끈

NH가 뛰어든 PBS수탁업, 미래·삼성 도전

2024-04-24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증권업계의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수탁업 진출 소식이 계속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증권사 최초로 PBS 수탁업무를 실시했다. 지금은 원화와 외환 수탁업무를 모두 시작, 시장 확대를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수탁 인프라가 없던 증권 회사의 성공적인 사업안착 소식은, 새먹거리를 쫓는 증권사들의 하위타선 진입 경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PBS 수탁업 진출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올해 연말께 원화 수탁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도 수탁 사업자로 합류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업계 진입 시기가 차이나는 이유는 수탁 솔루션 개발회사의 인력 때문이다. 수탁업을 위해선 IT 인프라가 구축돼야한다. 환매 중단 사태 이후 개정된 자본시장법과 관련 시행령에 맞춰 전산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는 의미다. 해당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시스템 업체인 파이낸셜데이타시스템(FDS)과 협업해야한다. FDS는 국내 선두 수탁 솔루션 개발회사로 경쟁사가 없다. FDS의 인력이 한정되다보니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개발 시간을 고려하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서비스 오픈 시점은 올해 연말께로 예상된다. 서비스 오픈에 성공한 NH투자증권의 서비스 시작 시점이 원화, 외화 모두 한 달 씩 미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발 주자들의 적잖은 난관도 예상된다. 계획이 없던 한국투자증권이 수탁업에 진출하려면 최소 내년이 돼야 첫삽을 뜨는 셈이다. 증권사의 수탁업 진출은 획기적이다. IB파트와 협업이 가능하고, 리스크 검증 실효성도 높일 수 있다. 기존 수탁업자인 은행권에는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헤지펀드 수탁을 꺼리는 업계 분위기를 반전시킬 재료로도 보고 있다. 금융그룹 안에 수탁업자인 은행을 둔 곳들은 무리한 시장 진출보다 원펌 전략을 고수해 효율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KB증권 PBS는 최강의 수탁시스템을 보유한 계열사 국민은행과 협업해 시너지를 강화키로 했다. 하나증권 PBS는 지난해 말 하나은행 시스템 재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 PBS 헤지펀드 계약고는 2월 말 기준 40조5619억원이다. 점유율은 KB증권 28.66%, NH투자증권 24.30%, 삼성증권 20.99%, 한국투자증권 12.99%, 미래에셋증권 12.31%, 신한투자증권 0.75%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