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日, 100년 전 일로 무릎 꿇어야 한다는 생각 못 받아들여"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일본과 협력 미루기에는 한국 안보 상황 시급" "우크라 지원 방식, 전쟁 당사 국가와 관계 고려"
2024-04-24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100년 전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우크라이나 지원시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들 간 여러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진행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미루기에는 한국의 안보 상황이 굉장히 시급하다"며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고 이같이 전했다. 이어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며 "설득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문제와 관련해선 "불법 침공을 당한 상태이고,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어떻게, 무엇을 지원하느냐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들 사이 다양한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 등 국제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인도적·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 어렵다"며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불법적으로 침략 당한 국가를 방어하고 복구하기 위한 지원 범위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으로, 사실상 무기 제공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한미 관계에 대해선 "역사상 가장장 성공적인 동맹"이라며 "무엇보다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우리 정상의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으로,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과 미 의회 연설을 포함해 5박 7일 간 일정을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