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년 여야 SWOT 분석]'이재명·돈봉투' 사법리스크…위기이자 기회

매일일보 전문가 인터뷰…더불어민주당 '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 '이재명 리스크'는 양날의 검…역대급 인적쇄신 필요  '돈 봉투 의혹' 내년 총선에 영향 없을 것 사법리스크 장기화 된다면 '민주당'에 오히려 유리

2024-04-24     이진하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총선에서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재명'과 '검찰'을 꼽았다. 이재명 대표는 현재 민주당에서 상징적인 인물인 점, '개딸'로 불리는 강력한 팬덤이 있어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사법 리스크'는 검찰의 조사 여부에 따라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최근 논란이 된 '돈 봉투' 사건은 총선까지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때문에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부진한 지지율을 발판삼아 좀 더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여당의 반대와 대통령의 거부권 등을 고려해서 국민이 원하는 입법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다면 오히려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매일일보>는 총선 D-1년을 맞아 기업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사용하는 SWOT 분석법을 토대로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 총 4가지를 집중 분석,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봤다.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강점이자 약점은 '이재명'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데, 일단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꼽을 수 있다"며 "아직까지 사법리스크지만, 공소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가 나온다면  이 대표가 그 자체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면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될 텐데 오히려 비명계를 지지했던 지지자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내년까지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사실이 아니란 것이 밝혀진다면 국민 다수가 소위 '검찰공화국'에 대한 환멸을 느끼며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박 평론가는 "검찰에 혐오를 느끼는 국민이 많아진다면 야권 중심으로 중도층까지 끌어안으면서 지지세력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계파 갈등은 어느 정당에나 있기 마련이지만, 민주당의 경우 이재명을 둘러싼 계파갈등이 있어 이것이 향후 리스크로 작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 상징적인 인물이자 동시에 강력한 팬덤인 '개딸'을 보유하고 있어 총선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영길

전문가 다수 "'돈 봉투 논란' 오래가지 않을 것"

송영길 전 대표를 둘러싼 '돈 봉투 논란'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지금은 여론에 크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내년까지 이 이슈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신 교수는 "총선 때까지 이 이슈를 끌고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특성상 이슈가 많아서 이 정도의 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했다.  유태곤 시사평론가도 "내년 총선을 말하기 이르지만, 일단 돈 봉투 문제는 송 전 대표가 귀국해서 직접 수사를 받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내년이 되기 전에 해결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문제가 될 확률을 제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300만 원 돈봉투 문제로 검찰이 1년을 끌고 간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정도"라며 "관련 의원들이 소환되고 기소되면 길어야 6개월 이내에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논란을 감추고 옹호하려고 한다면 중도층에 버림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당하게 조사에 임해야 한다"며 "역설적으로 공천 개혁의 명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최 원장은 "이 문제가 오래 가든 안 가든 총선 때 다시 부각되면서 도덕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부실한 국정 운영과 계속해서 나오는 크고 작은 논란들이 민주당에게 외부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적쇄신 "뻔한 공식" vs "50% 이상 한다면 긍정적"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총선을 앞둔 인적쇄신은 항상 있어왔다. 이를 두고 신 교수는 "그야말로 '물갈이'는 양당 모두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치는 신인 비중이 어느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높은데 바로 인적쇄신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공천 혁명을 과감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며 이를 빌미 삼아 비명계를 자를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역시 '인적쇄신'은 뻔한 정치 공식이란 점을 지적했다.  반면 박 교수는 "민주당이 절대다수 정당임에도 정권교체에 실패한 것은 내부에 문제가 아직 있다는 것인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분란을 일으킨 이들에 대한 인적쇄신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며 "최소 50% 정도 인적 쇄신을 해야 당내에서 분란을 만들었던 이들을 제거하고 민주당의 지지세력을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 정부 부진한 지지율·크고 작은 리스크, '외부 기회' 

윤 정부의 지지율이 다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24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국정 수행 지지율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32.6%에 머물렀다. 반대로 부정평가는 64.7%로 6주 연속 60%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 보다 0.6%포인트 상승한 34.5%를 나타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인 45.7%보다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 조사는 무선97%·유선3%, 응답률 3.4%,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현재 윤 정부의 지지도는 크고 작은 이슈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민주당의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 소장은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고, 김건희 여사의 비호감도가 상승하는 점과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의 불안전성은 민주당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밖에도 중국과 러시아 등 불협 외교 리스크, 역대급 수출액 감소 등 경제적 리스크도 크다는 점이 민주당 입장에서 외부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내년 총선에서 야당은 '현 정부 심판'으로 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집권 1년째 평가가 좋지 않은 정부가 다음 해라고 좋아질 일이 없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국정 지지율은 '미국소' 논란이 있었던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를 기회로 삼아 입법에 적극 나서야 하고, 쌍특검도 강하게 추진해야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