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업계, ‘잘파세대’ 겨냥한 마케팅 봇물
‘디지털 원주민’ 잘파 영향력 확대…‘숏폼’ 수요 급부상 높은 신문화 습득력‧레트로 선호에…옛 브랜드 재론칭
2024-04-25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잘파세대’를 잡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하다.
잘파세대는 제트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 이후에 출생한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사람들이다. 제트와 알파세대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성장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다. 이르면 10년 내로 알파세대도 경제활동에 참여할 것이고, 제트세대는 빠른 속도로 소비 트렌드의 주도층이 돼가고 있어, 잘파세대가 향후 소비시장에 가질 영향력은 지속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및 식음료 업체들은 잘파세대를 공략한 브랜드 모델을 발탁하고, 이들의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 및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데 한창이다. 코카-콜라는 Z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른 ‘뉴진스’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글로벌 뮤직 플랫폼인 ‘코-크 스튜디오’와 뉴진스가 협업한 코카-콜라의 CM송과 뮤직비디오도 공개했다. 뉴진스는 Y2K 패션을 재유행 시키는 등 레트로 콘셉트를 주축으로 활동하는 걸그룹이다. 이 외에도 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오아이오아이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잘파세대에게 어필이 되는 뉴진스를 모델로 앞다퉈 발탁하고 있다. 잘파세대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경계도가 낮고 습득하는 속도도 빨라 과거 유행했던 옛 브랜드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단 특징을 가졌다. LF가 15년만에 티피코시를, 코오롱 FnC가 스포츠 브랜드 헤드를 재론칭하고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청바지 브래드 ‘리(Lee)’의 매출이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잘파(Z+α)세대에 초점을 맞춰 ‘초코파이’를 리뉴얼했다. 출시에 앞서 브랜드 진단, 인지도 조사, 개선 사항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소비자 의견을 조사를 진행했다. 10~20대인 ‘잘파(Z+α)’세대 취향에 초점을 맞춰 초코파이 개당 중량을 40g으로 증량하고, 마시멜로 함량도 약 12% 증가시켜 전체적인 크기를 키웠다. 잘파 맞춤형 홍보 활동도 눈에 띈다. 대다수의 정보를 속도가 빠른 디지털 콘텐츠로 받아들인 잘파세대는 지루함을 못견디고 숏폼(짧은 동영상)을 선호한다는 특징이 있다. 식품‧유통기업에게 숏폼 광고 영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bhc그룹의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는 2호 매장 오픈을 기념해 ‘킹스미스’의 팬 사인회를 개최한다. 킹스미스는 대세 개그맨 황제성이 세계적인 뮤지션 ‘샘스미스’를 커버한 캐릭터로, 현재 숏폼에서 가장 주목 받는 콘텐츠 중 하나다. 굽네치킨은 인스타그램 릴스 및 틱톡, 유튜브 숏폼 매체를 통해 ‘최고의 고추·마늘 캠페인’ 신규 디지털 광고를 공개했다. 30초짜리로 제작된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10일 만에 조회수 200만회를 달성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칼로리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제로’의 새 모델로 걸그룹 ‘(여자)아이들’을 선정하고 숏폼 광고를 온에어했다. TV CF, 롯데칠성음료 유튜브 공식 채널,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15초, 30초 두 가지 버전의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제작한 숏폼 드라마 ‘잠만 자는 곳은 아닙니다’를 연재한다. 신입 호텔리어가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고 여러 선배들을 만나면서 호텔리어들의 열정과 진정한 접객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를 짧은 영상으로 풀어낸다. 숏폼 드라마를 통해 호텔 운영 방식과 그 속의 다양한 노력, 이해관계 등을 간접적으로 노출함으로써 고개들에게 신뢰와 공감을 얻겠단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광고가 거의 모두 숏폼 형태로 제작되고 있단 점에서 미뤄볼 때 잘파세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며 “잘파세대의 소비 영향력이 향후 더욱 커질 것이란 판단 하에, 이들이 즐기는 콘텐츠를 수집해 분석하고 선호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기 위한 작업에 많은 인력과 자본을 아끼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