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3곳 중 2곳 부실채권 늘었다
조달 비용 증가·PF 부실화 영향…당국 권고치 8% 초과도 ‘속출’
2024-04-25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저축은행 3곳 중 2곳은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총여신 중 부실채권이 40%에 달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 79개 중 55개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말 대비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총여신 중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금융 당국은 현재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8% 이하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기간 자산규모 상위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OK저축은행이 7.16%에서 7.95%로 당국 권고치에 근접했고, 웰컴저축은행도 4.93%에서 6.25%로 올랐다. 이어 OSB저축은행(2.26%→4.80%), 페퍼저축은행(2.97%→4.71%), 상상인저축은행(3.52%→4.47%), 애큐온저축은행(2.98%→3.81%), 모아저축은행(2.55%→3.67%), 한국투자저축은행(2.33%→2.55%), 다올저축은행(1.90%→2.20%) 등 SBI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했다. 중소형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더 심각하다. 대원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39.19%로 전년(38.04%) 대비 1.15%포인트(p) 증가했다. 대아저축은행도 전년(39.12%) 보다는 13.5%p 하락했지만, 25.6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 에스앤티저축은행(15.71%)과 참저축은행(13.63%), 조흥저축은행(12.74%) 등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당국 권고치를 웃돌았다. 저축은행 건전성이 악화한 배경은 금융권 수신 유치 경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에 따른 영향이다. PF 대출은 부동산 개발사업 등 사업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만기가 짧고 담보 가치도 상대적으로 낮아 부실화 위험이 크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실장은 “부동산 PF 대출 중 고정이하로 분류된 여신 비율이 높아진 영향”이라며 “현재의 수준만 놓고 보면 아주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 말 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금감원은 대형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의무검사 대상을 건전성 등 리스크 우려가 있는 중소형 저축은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