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 창구發 ‘주가조작 논란’ 점입가경
삼천리·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 3일 연속 하한가 금융위 ‘주가조작 의혹’ 조사… 검찰 “10명 출국금지”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프랑스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물 폭탄에 휘말린 8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천리(-29.92%), 대성홀딩스(-29.94%), 서울가스(-29.85%), 선광(-29.93%)등 4개 종목이 3일 연속 하한가를 쳤다. 이외에도 전일까지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던 셋방(-25.72%)과 다우데이타(-19.34%)도 크게 하락했다. 첫날 하한가를 기록했던 하림지주(-5.04%)와 다올투자증권(-4.89%)도 파란불을 켰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주가조작 세력의 계좌에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급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CFD는 전문투자자가 실제 투자 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변동에 따른 매매 차익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CFD 거래는 외국계인 SG증권을 통한다.
이들 종목은 빚을 내서 투자하는 거래 비중이 높아 빚투가 주가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등 연속 하한가를 맞은 종목들은 신용거래융자 잔고율이 높다. 이들 종목은 최근 국내 증권사 창구를 통해서도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금융당국은 SG증권발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사전 조사를 통해 작전 세력으로 추정되는 일당 10명을 특정했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 금융감독원은 증권업계 CEO(최고경영자)를 소집했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빚투’ 우려를 점검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28일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 부원장 주재로 증권업계 CEO 간담회를 연다. 회의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주요 증권사 사장 또는 고위 임원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임원회의에서 “이차전지 등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조사 부문을 중심으로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증권가는 2차전지 및 SG증권의 매물 폭탄 사태와 관련한 종목의 신용대출을 중지하고 증거금률을 높이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서울가스와 삼천리,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등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기존 30%에서 100%로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26일부터 에코프로비엠과 그 지주사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관련 7개 종목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에 포함하고 증거금률을 100%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대상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나노신소재, 알엔투테크놀로지 등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9일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알엔투테크놀로지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증거금을 100%로 변경했다. KB증권은 알엔투테크놀로지에 대한 신용대출 증거금률을 100%로 조정하고 대출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