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1월 기준금리 ‘동결론’ 우세
‘금리 인하로 원화강세 잡자’...금리 인하론도 재등장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0일 대부분의 국내 시장전문가들은 이달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 5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6개월 연속 동결 결정이 된다.
금리 동결을 꼽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경기 회복세다.
9월 산업생산이 부진했지만 10월 반등이 예상되는 데다 수출도 호조세인 만큼 당장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외요인 역시 금통위의 운신폭을 좁게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한국에 풀린 달러가 빠르게 유출되며 외환시장이 크게 혼란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외에는 금리조정 사유가 없을 것으로 보고, 한은이 선제 대응하기보다는 미국이 어떻게 결정하는지 보고 불확실성을 줄인 후 움직이려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의 다음 금리조정 시기로는 빠르게는 내년 5월 이후부터 내년 상반기 중이라는 의견부터 내년 연내동결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시장 일각에선 그간 자취를 감췄던 인하론도 다시 등장했다. 가장 큰 이유는 원화강세 때문인데, 금리를 낮춰 낮아지는 환율을 붙잡자는 논리다.
계적인 경제전망 전문가로 꼽히는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CSU) 석좌교수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양적완화가 영구화되며 원화가 추가 절상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이어지는 낮은 물가 역시 인하론의 근거다.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7%로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당국의 목표(2.5~3.5%)에 한참 미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이런 논리들이 실제로 금리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금리를 내리게 되면 자산가격 변화 등 다른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0.25%포인트의 인하가 환율·물가에 미치는 영향 역시 불분명하다.
지난 7일 문우식 금통위원은 한 세미나에서 “물가가 목표의 하한선 아래라고 해서 당장 금리를 0%까지 내린다고 치자”며 “그럼에도 하한에 이르지 못하면 그 이후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낮은 물가는 금리인하 근거가 못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