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핵잠 포함 전략자산 정례 출동…'워싱턴 선언'에 '정례적 가시성' 표현
전략자산 적극 공개 의도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the Regular Visibility)'을 한층 증진한다는 표현이 등장했다. '정례적 가시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더욱 빈번하게 전개하고, 이를 더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의도까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확대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주로 '상시 배치'나 '순환 배치' 등의 용어가 사용됐다. 전략자산의 노출 빈도를 높여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가중하고, 이와 함께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기로 한 것에 따른 한국민의 안보 불안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싱턴 선언'에도 언급됐듯이 정례적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이 꼽힌다. SSBN은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이다. SSBN은 타국을 방문하는 자산이 아니며 위치도 비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SSBN은 먼 바다에서 적을 은밀히 겨냥하는 전략자산이지만, 한국 작전해역에 '전개'가 아닌 '기항'하는 것은 수중 은밀 작전보다 정례적 가시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SSBN의 한국 기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군사용 정찰 위성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때 대북 경고 차원에서 이뤄지거나, 한미 연합연습을 계기로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우리 군이 미국의 SSBN과 훈련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연합 연습보다는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계기로 한반도를 방문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