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 여름 ‘빙과‧비빔면’ 왕좌의 전쟁…‘개척vs수성’ 전략 눈길
코로나‧고물가 이어 세대교체까지…소비 트렌드 변화기 맞이 ‘합병’ 롯데, 빙과 1위 탈환…농심vs오뚜기, 비빔면 2위 각축
2023-04-27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빙과‧비빔면' 왕좌의 전쟁이 펼쳐진다.
지난 몇 년간 각 업계는 코로나19‧합병‧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으로 변화를 겪었다. 주요 소비 권력이 기존 밀레니엄에서 제트세대로 넘어가는 전환기도 맞이했다. 대대적인 변화 속 점유율 순위가 재편되는 한편, 시장 선두 쟁탈전도 무르익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으로 사실상 빙과업계 판도가 달라졌다. 올 여름 아이스크림 성수기 대전은 예년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그간 국내 빙과 시장은 해태를 품은 빙그레가 사실상 독보적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빙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28.5%, 빙그레 26.7%, 롯데푸드 15.5%, 해태아이스크림 14%, 기타 15.3% 순이었다. 올해는 롯데웰푸드의 탄생으로 롯데가 1위를 탈환하며 순위가 재편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서 확인한 지난해 상반기 기준 빙과 제조사의 시장 점유율은 롯데웰푸드가 43.9%로 1위다.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은 41.8%로 2위로 밀려났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그간 ‘빙과사업’ 범위가 중첩돼, 불필요한 출혈을 감수해 왔다. 이번 통합 작업으로 한 지붕 경쟁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며, 수익성 확대에 강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빙그레의 경우, 두드러지는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빙그레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5% 상승한 1조2677억원, 영업이익은 50.2% 상승한 394억원에 달한다. 수익 회복세를 발판 삼아 올 성수기 신제품 출시 및 마케팅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년여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식류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무인아이스크림 판매점 수가 확대되며 국내 빙과업계는 수익 개선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주 소비층의 감소로 연평균 11%씩 규모가 줄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 1조7269억원 규모로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 업계 추정치 기준으로, 지난해엔 2조원을 넘어섰다. 빙과 시장이 회복세를 탄 데다 곧 아이스크림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선두 자리를 둔 양 사의 경쟁 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빔면 시장은 부동의 1위 팔도의 수성 전략과 2위를 둔 농심과 오뚜기의 각축전이 관전 포인트다. 비빔면은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며 라면업계 ‘효자 수익원’으로 올라선 데다 고물가 영향으로 대표 여름 외식 메뉴인 ‘냉면’의 가성비 대체재로 주목받는 만큼, 각 사들의 신제품 개발 및 모델 섭외 경쟁이 치열하다. 여름 계절면 성수기를 앞두고, 신규 CF를 시작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앞다퉈 펼치고 있다. 팔도의 팔도비빔면은 모델 재발탁을 통해 긍정적 시너지를 이어가며 왕좌 지키기에 돌입했다. 브랜드 파워가 강한 만큼 팔도비빔면의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협업 굿즈로 젊은층과의 소통도 꾀하고 있다. 오뚜기와의 2위 쟁탈전에서 승기를 잡은 농심은 올해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푸드트럭으로 전국 각종 축제와 리조트 등을 순회하는 전국투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배홍동 시식 기회를 제공하고, 프로야구와 연계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 접점의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오뚜기는 지난달부터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를 ‘진비빔면’ 새 모델로 발탁하고 신규 TV CF를 온에어했다. 한 개로는 양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중량도 기존보다 20% 늘렸다. 삼양식품, 하림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다. 삼양식품 ‘4과비빔면’과 하림 ‘더미식 비빔면’은 올해 신흥 강자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순위는 사업성과를 평가할 때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은 맞지만, 올해는 그보다 수익성 회복을 얼마나 이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각 사들마다 실적 개선을 위한 각기 다른 사업 전략을 내세우며 시장 전체의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