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무서운 신인 ‘새로‧켈리’의 추격…주류 왕좌 바뀔까

전반적인 주류 시장 규모 축소 점유율 경쟁 한층 격화될 전망

2024-04-27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수년간 ‘소주는 참이슬, 맥주는 카스가 1위’란 공식이 깨지지 않았지만, 최근 신흥 강세 브랜드들의 등장으로 주류 경쟁 구도가 새롭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전반적인 주류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데도 점유율 다툼은 격화되는 분위기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주류 출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301만㎘로 집계됐다. 2014년 출고량(308만8000㎘) 대비 21.0% 떨어진 수치다. 세부적으로 희석식 소주는 지난 2017년부터, 맥주는 2013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소주와 맥주 출고량 감소 원인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회식문화 축소, 홈술 문화 확산 및 고급 주류 선호도 증가 등이 있다. 맥주 시장은 ‘테라’에 이어 ‘켈리’까지 성공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하이트진로와 ‘카스’와 ‘한맥’을 내세워 점유율 격차를 계속 벌린다는 오비맥주가 격돌하고 있다. ‘제3지대’에 놓여있는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Kloud)’ 약진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각사 공시와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오비맥주 카스의 가정시장 점유율은 대략 41∼42% 수준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하이트진로 테라는 15~20%,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는 4~5% 점유율을 나타냈다. 하이트진로는 주춤했던 맥주 시장에 새 활력을 주입하고자 신제품 ‘켈리’를 이달초 출시했다. 테라 론칭 이후 4년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 두 브랜드를 내세운 쌍끌이 전략으로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다. 테라·켈리 연합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오비맥주는 한맥을 리뉴얼해 맞불을 놓았다.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어울리는 라거로 탄생시키기 위해 거품 지속력을 대폭 강화했다. ‘부드럽게 부드럽게 달라지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새로운 한맥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소주 시장의 상황은 다르다. 3조 규모인 국내 소주 시장에서는 하이트가 약 60~70%, 롯데칠성이 10~20%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양사의 소주 부문 매출(별도 기준) 차이도 확연하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소주 매출(별도 기준)은 1조2901억원, 롯데칠성은 276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제로슈거(무설탕) 열풍이 거세지면서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9월 제로슈거 제품인 처음처럼 새로를 공개한 이후 하이트진로도 올 초 진로 제품을 제로슈거로 리뉴얼해 점유율 수성에 나서고 있다. 4년간 진로의 판매량은 누적 15억병에 달하며, 새로 또한 론칭 7개월만에 누적 판매 1억병을 넘어섰다. 양사 모두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향후 소주 시장을 둘러싼 세력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 및 맥주 주류 출고량이 감소하면서 주류업계간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