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 의회 연설…"한미 동맹 미래 향해 계속 전진"

43분 영어 연설…23회 기립 박수 "'자유의 나침반' 역할 해나갈 것"

2023-04-28     조현정 기자
미국을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미 나흘째인 27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미 동맹은 자유,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가치 동맹"이라며 "미래를 향해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설은 상·하원 의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서 영어로 약 44분간 진행됐다. 한국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은 이번이 7번째이며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주제로 상·하원 합동 회의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설은 자유와 민주주의,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의 굳건함, 동맹의 미래에 대한 의지로 채워졌다. 특히 연설 도중 박수는 총 56번, 기립 박수는 23번 터져 나왔다.  영어 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자유'로, 모두 46차례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인류의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와 힘을 모아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국제 사회에서 경제적 역량에 걸맞는 책임과 기여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전쟁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 70주년의 의미와 역사를 되짚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1950년 한반도는 자유주의와 공산 전체주의가 충돌하는 최전선이었다"며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의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미군이 치른 희생은 매우 컸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 계신 의원 여러분들의 가족과 친구 중에도 한국전 참전 용사 영웅들이 계실 것"이라며 한국전에 참전한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핵 개발과 잇따른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도 거론했다.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의 무력 도발을 지목하며 한미가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향해 "하루 빨리 도발을 멈추고 올바른 길로 나오길 촉구한다"며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감행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대한민국은 자유 세계와 연대해 우크라이나 국민 자유를 수호하고 이들의 재건을 돕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1989년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의회 연설에서 발언했던 '언젠가 한국 대통령이 이 자리에 서서 오늘 내가 한 이야기가 내일의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할 날이 올 것입니다'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노태우 대통령의 꿈은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