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독자 핵무장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건 국민 기만"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워싱턴 선언' 비판에 반박 "독자 핵무장은 NPT 탈퇴 의미…전통 서방 진영서 쫓겨나" 지난 1월 尹 대통령 "우리 자신 자체 핵 보유할 수도 있다"

2024-04-28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실상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인정하지 않은 한미 '워싱턴 선언'을 비판하는 일부 강경 보수 세력에 대해 "가능하지 않은 일을 가능한 것처럼 전제하며 워싱턴 선언을 비판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국민 기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경우를 가정해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도 트집 잡고 깎아내리기 바쁜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심지어 '핵우산 보장'이 아니라 '핵 족쇄'를 찼다는 말까지 한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지금 상황에서 독자적 핵무장이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며 "하지만 북한을 마음속의 조국으로 여겨 북핵을 대한민국의 핵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독자적 핵무장이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의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NPT를 탈퇴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UN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대한민국은 전통적 서방 진영에서 쫓겨나게 된다"며 "이게 우리나라가 택할 수 있는 길인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자체 핵무장론'의 불을 지핀 것은 윤 대통령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더 문제가 심각해지면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발언 직후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이는 변함이 없다"며 한국 자체 핵무장론을 일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당시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다만 한미는 공동으로 확장억제 확대를 논의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선언'이 사실상 '핵 공유'를 의미한다는 해석을 놓고도 여당 내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핵 문서는 사실상 최초의 핵 공유 선언문이다. 한미 정상이 정상회담 이후에 공동 성명 외에 확장억제 관련해서 별도 문건으로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미국이 타국과 핵 공유체제를 구축한 것은 1966년 나토가 첫 번째인데, 이번에 우리와의 핵 공유가 두 번째"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