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영원무역, 글로벌 영토 확장 박차…2사 2색 전략은

이랜드, 스파오 중국 직진출로 글로벌 브랜드 성장 영원무역, 공장 설립 위한 인도시장 대대적인 투자

2023-05-01     민경식 기자
(사진자료)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랜드와 영원무역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랜드가 중국 시장에 주목한다면 영원무역은 인도다. 코로나19 방역해제로 전세계적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맞이한 가운데, 해외 사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복안으로 보여진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가 글로벌 SPA로 도약하기 위해 중국시장 직진출에 도전한다. 그간 스파오는 중국에서 한국과 다른 중국 전용 상품을 기획·판매하는 현지화 전략을 고수해왔다. 올해부터는 한국 스파오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 상품을 그대로 중국에 선보여 실적과 이미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랜드는 지난 1월 중국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한·중 패션 총괄대표로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를 선임했다. 최 대표는 생산〮물류 혁신을 통해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후아유 등 주요 브랜드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글로벌화를 위한 기틀을 만들었다는 평이다. 이랜드만의 성공 DNA인 ‘2일5일 생산’를 중국 사업에 이식한다. 2일5일 생산은 이랜드가 세계 최초 고안해 후아유, 미쏘 등 대표 SPA브랜드에 장착한 차세대 의류 생산 프로세스다. 48시간(2일) 안에 200여장 안팎의 의류를 제작해 주요 매장에 선보여 고객 피드백을 반영한다. 이후 120시간 내로 해외 생산기지를 가동해 물량을 쏟아내 최종 판매까지 이어지는 방식이다. 재고 문제를 원천 봉쇄해 사업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중국에서 이랜드가 거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60% 가량 성장했다”며 “최근 중국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스파오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고, 다른 브랜드인 후아유의 현지 직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아웃도어 전문업체 영원무역은 인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인도에 약 1억2000만달러(현재기준, 한화 약 1600억) 상당의 투자를 실행했다. 290에이커(약 35만평) 부지에 우븐·니트 의류 제조, 텍스타일 생산 공장 9곳의 법인을 세웠다. 올해 현지 공장 착공에 본격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영원무역이 인도 시장을 눈 여겨보는 배경에는 높은 잠재력과 성장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인구기금에 따르면, 올해 중반 인도 인구가 14억2860만명으로 중국(14억2570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인구 경쟁력은 곧 경제성장으로 직결돼왔다. 높은 출산율과 소비 활성화로 고공성장이 전망되는 인도가 향후 세계 경제대국 3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외에도,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등에 생산법인을 토대로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40여개의 글로벌 유명 브랜드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스위스,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지사를 비롯해 총 17개 국가에 거점을 확보했다. 현재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영원무역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역이익은 3조9046억원, 8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8%, 88.7% 성장했다.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3% 증가한 7640억원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여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시선을 돌리는 이유는 원부자재값 상승,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 내수 시장이 악화되는 요인도 있지만, 엔데믹 전환 추세에 따라 각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이 커지는 데 따른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