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도시락 시장…가격은 ‘극과 극’

3~4천원대 저가형부터 황제 도시락까지 천차만별

2013-11-10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양극화 현상이 도시락 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는 추세다. 장기 불황과 1인 가구의 증가로 간편하고 값싼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가 하면 수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급 도시락의 수요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가형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는 매년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GS25가 지난해 1~11월 카테고리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도시락 부문은 약 33%의 성장세를 기록, 올해 역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도시락시장 전체 규모를 약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의 인기 비결을 두고 업계는 맛과 품질 만족도는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두루 충족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편의점 도시락은 최고 비싼 메뉴가 4000원 안팎일 정도로 가격 부담이 적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이제 ‘불황 무풍지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해마다 40%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 관련 업체들은 기존의 도시락 상품을 고급화, 다양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CU는 비슷한 메뉴에 싫증을 내는 소비자들을 위해 ‘더블BIG요일정식’(3600원)를, GS25는 중식당인 공화춘과 ‘공화춘 도시락’(4000원)을, BBQ와 ‘BBQ 치킨도시락’(3500원)을 각각 선보였으며, 미니스톱은 ‘에드워드권 돈까스 우동정식 도시락(3800원)’을 출시했다.저가형 편의점 도시락이 매년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고가 프리미엄 도시락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1만원대 중저가 도시락부터 물론 5~6만원대 호텔 도시락은 평균 한 끼 식사 값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 연봉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편이다.중고가 도시락 브랜드 ‘본 도시락’은 1만원이 넘는 ‘VIP도시락’과 1만5000원대 ‘프리미엄 도시락’을 출시했고,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가 지난 8월 업그레이드해 선보인 프리미엄급 도시락( 9900원~2만5000원)은 9월 기준 도시락 매출이 전달보다 120%나 올랐다.초밥 전문점인 스시로한국도 8800원부터 1만5500원 선의 도시락 메뉴를 출시, 일반 도시락에 비해 만만한 가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속칭 ‘황제 도시락’으로 불리는 고가의 고급 도시락을 찾는 수요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주로 도심 주변 호텔에서 고급 베이커리나 과일, 고급생수와 함께 평균 3만원 넘는 가격을 책정해 판매되고 있는 것.서울팔래스호텔은 그동안 연회장이나 식당에서만 제공하던 5만~6만원대 도시락을 고객이 주문하면 테이크아웃이나 배달 등의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고 르네상스서울호텔의 경우 호텔 내 ‘일식당 이로도리’에서 5~6만원대 ‘벤또 박스’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초고가 도시락 메뉴이지만, 전체 매출의 20%를 올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의 증가와 간편하게 점심을 먹고 시간을 확보하려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관련 도시락 시장도 크게 성장했지만, 저가와 고가의 매출이 각각 늘면서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도시락 시장에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