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크림반도 공격 시인 '대반격 임박'…러는 전열 재정비
유류 저장고 화재 거론하며 '반격 준비 중 하나' 언급 러시아, 군 수뇌부 전격 교체…외신 "보급선 강화 일환"
2024-05-01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유류 저장고를 겨냥한 공격이 자국군에 의한 것이며 반격을 위한 준비된 공격이었음을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이 임박하면서 러시아는 군 수뇌부를 전격 교체하는 등 전열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대반격 작전이 1년이 넘게 지속된 양국 전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탄약 부족과 러시아군의 방어 태세 등으로 고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dpa 통신·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에서 전날 발생한 유류 저장고 화재를 거론하면서 "병참 기지를 파괴한 것은 우리 군의 반격을 위한 준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후메뉴크 대변인은 "(유류 저장고 파괴는)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대규모 공세를 앞두고 준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있는 항구도시인 세바스토폴의 한 유류 저장고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18개 소방대가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합병한 지역이며, 러시아 흑해 함대는 세바스토폴에 주둔하고 있다. 최근 세바스토폴을 겨냥해 고속 무인정과 드론 등을 활용한 공격 시도가 잇따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가 공격 주체임을 시인한 적은 거의 없다. 우크라이나가 준비 중인 '봄철 대반격'이 임박함에 따라 러시아는 군수물자를 지휘하는 군 수뇌부를 전격 교체하는 등 전열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군수품 조달을 담당하는 미하일 미진체프 국방부 차관을 해임하고 알렉세이 쿠즈멘코프를 새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전격 교체된 미진체프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폭격을 주도해 '마리우폴의 학살자'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마리우폴 점령 과정에서 산부인과 병원과 아동병원, 주택 등 민간 시설 폭격을 단행했는데, 이를 지시한 인물이 미진체프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는 미진체프를 교체한 배경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CNN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앞두고 보급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새로 임명된 쿠즈멘코프는 러시아군 내 물류 지원 기관에서 다양한 직위를 역임한 인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한 대반격에 자신감을 보이고는 있지만, 탄약 부족과 러시아군의 방어 태세 등으로 고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러시아 안보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 교수는 지난 29일 영국 선데이타임스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는 대대적 공격을 할 준비가 안됐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는 대반격 작전을 하기에 아직 적절한 방공망이 부족하다"며 "이 점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군력으로부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