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 기업대출 연체율 ‘2.24%’…7년 만에 최고치

하반기 정부 금융지원 종료 이후 ‘부실화’ 촉각

2023-05-01     홍석경 기자
경기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2금융권의 기업 연체율은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권 전체 연체율(기업+가계)도 2년 반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가 계속해서 악화하는 가운데 하반기 대출 상환 연장·이자 유예 등 금융지원 종료 이후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국내 금융권(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모두 1874조원(은행 1221조6000억원+비은행 652조4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코로나19 직전 2019년 4분기(1263조5000억원)와 비교해 3년 새 48.3% 늘었다. 특히 2금융권 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357조2000억원에서 652조4000억원으로 82.6%나 불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차주(대출자) 수 역시 작년 4분기 현재 사상 가장 많은 350만명까지 불어있다. 3년 전(230만명)보다 52.2% 급증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24%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81%)보다 0.43%포인트(p) 뛰었고, 2016년 1분기(2.44%)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업권별 연체율은 △저축은행 2.83% △상호금융 3.30% △보험사 0.15%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털 등) 1.01%인데, 특히 상호금융의 경우 2020년 1분기(3.19%) 이후 처음 작년 4분기 연체율이 3%를 넘어섰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연체율도 2019년 3분기(1.16%)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은행권의 연체율도 코로나19 사태 직후 수준까지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6%로 한 달 새 0.05%p 또 상승했다. 2020년 8월(0.3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주체별로 나눠보면 기업대출(0.39%), 가계대출(0.32%) 연체율이 2월보다 0.05%p, 0.04%p씩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만약 코로나 금융 지원 조치가 9월 끝나면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별로 추가적 연체율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