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00조 하늘길 잡아라" 산업계, UAM 시장 공략

수직 이착륙기 특성 상 긴 활주로 필요 X 미 공군, 민간 협력 강화…EU, 인증 박차

2023-05-02     박규빈 기자
김포국제공항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미래 교통 수단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40년 글로벌 UAM 시장 규모는 약 1조4739억달러(한화 약 1976조499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40년까지 연평균 3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기 자동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인 18.9%보다 더욱 가파른 것이다.

UAM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도시 인구 증가에 따른 도로 교통 혼잡도·환경 문제 해결 기대감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통상 UAM은 전기 추진 방식 수직 이착륙기(eVTOL)로, 도로 위라는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도시 권역을 다니는 데에 비교적 제한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도 UAM에 대한 관심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군과 민간 기업이 협력을 통해 eVTOL 기체 국산화와 시장 주도권 확보에 힘쓰는 모양새다. 유럽 연합(EU)는 eVTOL 관련 인증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6년 6개 기종에 불과했던 eVTOL은 비행 방식 역시 △멀티 로터 △리프트 앤 크루즈 △틸트 등으로 분화됐고, 현재 400여개가 넘는 모델이 생겨났다. 주로 미국·영국·독일 등 선진국의 전문 스타트업들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대한항공·KT·현대건설·인천국제공항공사, 한화시스템·SK텔레콤·한국공항공사·한국교통연구원, 제주항공·GS칼텍스·카카오모빌리티·LG유플러스 등이 각각 컨소시엄을 이뤄 UAM 사업 연구에 착수했다.

항공사들은 운항 통제 기술을, 제조업체들은 기체 제작을, 건설사와 정유 업체는 버티포트 운영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로 동력을 얻는 소형 비행체인 만큼 배터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수소 연료 전지 기술에 강점을 보유한 현대차는 자동차에서 도심 항공으로 모빌리티 확장을 위해 최근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2026년 배터리와 수소 전지의 복합형인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활용하는 화물용 UAM을, 2028년에는 수소 연료 전지를 탑재한 여객용 UAM을 출시하는 것이 현대차의 목표다.

한편 현재 걸음마 수준인 UAM 시장이 본격 열리기 위해서는 소음 문제 등 기술ㆍ환경 문제를 비롯해 인프라 구축, 보안ㆍ안전 문제, 사회적 수용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