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화 3남 김동선, 유통사업 보폭 확대 ‘주목’

김 본부장, 승마 국대 포기·자사주 매입 통해 경영 집중 첫 투자로 압구정 땅 구입…백화점 점포 확대보다 고급화

2023-05-02     강소슬 기자
김동선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한화갤러리아가 신규 상장하면서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독자경영이 본격화됐다.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된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월 신규 상장을 통해 신설 법인으로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갤러리아 부문은 한화솔루션의 100% 자회사였다가 2021년 한화솔루션에 합병된지 2년 만에 다시 인적분할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최근 대한승마협회 대의원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 자리도 포기했다. 김 본부장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한화갤러리아 주식 5만주를 취득했다. 이번 지번 취득으로 김 본부장이 보유한 한화갤러리아 지분율은 0.03%로 확대됐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최근 인적분할로 독립경영체제가 된 시점에서 기업 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매수를 진행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책임경영 실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첫 투자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인접한 서울 압구정동에 땅을 사들이며 경영 보폭을 확대 중이다. 이와 함께 주요 소비 세력으로 부상한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는 한편 기존 명품과 럭셔리 부문도 놓치지 않는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초록뱀컴퍼니가 보유한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64-12, 13 부지와 건물을 895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예정 일자는 오는 15일이다. 해당 부지는 한화갤러리아 명품관으로부터 200m 떨어진 곳으로, 한화갤러리아는 기존의 두 건물을 허물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신축 건물을 올릴 계획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명품관에 이어 갤러리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부지 매입을 결정하게 됐다”며 “부동산 관련해선 준공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변동 가능성이 있겠으나, 기존 고객층의 편의 확대와 함께 잠재적 고객층인 MZ세대 유치를 위해 트렌디하고 실험적인 공간 조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Z세대 고객 확보에 초점을 둔 마케팅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인 ‘다크룸 스튜디오 X 갤러리아’ 단독 상품이 대표적이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오픈일부터 약 100여명의 고객이 ‘오픈런’을 하기도 했다. 올해 국내 신진 디자이너 팝업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1월 진행했던 ‘떠그클럽’ 팝업은 일평균 매출 1400만원을 기록해 해와 명품 브랜드와 견줄만한 성과를 거뒀다. 2월 진행한 ‘언더마이카’ 팝업도 사흘간 1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는 기존의 명품 특화 백화점이라는 정체성도 놓치지 않고 있다. 백화점 사업은 현재 6개인 점포를 늘리기보다 MD경쟁력을 강화한다. 무리한 확장보다는 지역 내 1등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 본점은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의 봄·여름 2023 컬렉션 팝업스토어를 국내 단독으로 운영했으며,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디올 슈즈 매장도 오픈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루이비통과 샤넬 슈즈를 오픈한다. 타임월드점은 올해 매장 1개 층을 명품 남성 전문매장으로 조성해 ‘럭셔리 맨즈’를 열었다. 지하 1층 남성 명품관, 1층 명품 부티크·하이주얼리, 2층 여성 명품관으로 명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광교는 SPA브랜드 유치로 집객과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명품 남성·워치 브랜드를 확장하고, 프리미엄 가전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 사업은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하면서 그룹사와 연계한 리테일 복합개발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리테일 관련 다각적 투자와 신규 프리미엄 콘텐츠 개발 등 중장기 지속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에는 김 본부장이 주도한 첫 신사업인 미국 3대 햄버거 ‘파이브가이즈’가 서울 강남에 오픈한다. 하반기엔 스페인산 프리미엄 이베리코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식품관인 고메이494 한남 운영을 통해 갈고닦은 외식사업 능력을 발휘해 파이브가이즈를 연착륙시킨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한화갤러리아를 통해 경영활동 전면에 나서고 있다. 올해 한화갤러리아의 성과가 유통부문 사업을 승계받을 김 본부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김 본부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면 한화그룹 유통·호텔·리조트 사업에 대한 승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