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UAM 상용화…국토부 "2025년 세계 최초" vs 공학계 "서두르지 마라"

2040년 국내 13조원 예상…도심항공교통정책과' 신설 "자동차 규제 개정에도 하세월…급하게 추진하면 체해"

2024-05-02     박규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국토교통부가 세계 최초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에 나설 방침인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은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르면 올해, 늦어도 2025년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UAM 상용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2020년 'UAM 팀 코리아'를 조직하며 'K-UAM' 로드맵을 발표했고, 시험·실증과 서비스·인프라 구축 등 사회적 과제 등을 중점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3월에는 △기체 개발·생산(제작자) △운송·운용(운송 사업자) △공역 설계·통제(국가) △운항 관리·지원(교통 관리 사업자) △사회적 기반(지역 사회) 등으로 UAM 5대 기술 분야를 지정해 기체 개발에 우선 집중하고, 운송·운용과 공역 설계·통제 등의 분야는 중장기 관점에서 다루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2040년 국내 UAM 시장이 13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현재 제2차관실 모빌리티자동차국 아래에는 '도심항공교통정책과'를 신설해뒀고, 관련 산업 성장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주무 부처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일선 항공 공학자들은 UAM 산업의 성숙도가 낮다며 상용화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존 고정익기나 회전익기들은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고안해낸 이후 항공역학(Aerodynamics) 연구 성과와 실증 결과가 꾸준히 쌓인 덕에 생겨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보잉·에어버스·엠브라에르 등 글로벌 유수의 항공기 제작사들은 검증된 산업 표준 디자인에 따라 엇비슷한 디자인을 갖춘 여객기나 군용기를 내놓고 있다. 제트기는 활주로를 내달려 '이륙 결심 속도(V1)'에 맞춰 비상한다. 가장 합리적인 설계 구조를 이루고 있어 긴 체공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반면 UAM의 경우 수직 이착륙(VTOL) 기능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행체인 만큼 이 조차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양력에 관한 부품과 연료를 필요로 해 오랜 시간 공중에 떠있기 어렵다는 점에 기인한다. 실제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F-35B 전투기는 수직 이륙 시 연료 소모량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F-35A·F-35C 모델 대비 항속 거리와 작전 반경이 75%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현존 유인 비행체들은 각종 사고 사례를 겪으며 생겨난 만큼 UAM 역시 본격 개발·상업 운항 시 수많은 사상자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항공우주기계공학 분야 한 전문가는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규제를 바꾸는 데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 사고 규모가 더 클 것이 자명한 항공기 관련 사업을 서두르면 반드시 탈이 난다"며 "차근차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