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올리는’ 저축銀 ‘내리는’ 시중銀

최고금리 기준 정기예금 금리차 0.6%p⟶0.75%p 저축銀 자금이탈 방지 시중銀 시장금리 하락세 반영

2024-05-02     이보라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시중은행과 금리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반면 시중은행은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어 금리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9%다. 이는 지난달 2일(연 3.77%)보다 0.13%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현재 저축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4.5%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지난달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해 최고 연 4.5%로 운용한다. 이외에도 조흥저축은행과 CK저축은행이 1년 만기에 연 4.5% 금리를 제공한다. 대한저축은행·더블저축은행·동양저축은행·참저축은행 등도 지난달 연 4.4%의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했다. 드림저축은행·우리저축은행·키움저축은행 등은 연 4.3%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연 4.21%를 각각 제공한다. 그동안 은행권과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평균 연 3% 중후반대로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다시 차이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최고금리로 비교해도 지난 3월 26일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9%이고 저축은행 최고 연 4.5%로 금리차가 0.6%p밖에 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 달 새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 최고 연 3.75%로 낮아지면서 차이가 0.75%p로 벌어졌다. 대체로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 금리보다 0.8~1%p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저축은행권이 은행권과 예금금리가 비슷해지자 안정성이 높은 은행에 자금이 몰리면서 수신 이탈이 가속화했다. 이에 저축은행 업계는 다시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금리 격차가 1%p 이상은 벌어져야 금리 경쟁력이 있어 저축은행들도 다시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저축은행권과 달리 은행권은 기준금리가 동결됐음에도 수신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끝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3.616%로 지난 3월2일(3.963%)과 비교해 약 두달 만에 0.347%p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달 정기예금 금리를 0.1%p 내렸다. 카카오뱅크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에서 연 3.4%로 내려갔다.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도 연 3.6%로 다소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16개 적금과 11개 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0.5%p 인하했다. 나머지 4대 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도 기준금리(3.5%)와 같거나 낮다. 금리 매력이 떨어지면서 은행권과 저축은행권의 수신 이탈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수신(말잔)은 지난 2월 말 기준 118조9529억원으로 전월(120조7854조원)보다 1조8325억원 줄었다. 저축은행의 전체 수신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116조원으로 4조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7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4304억원으로, 전월(806조2294억원)보다 7990억원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