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檢 출석에 엇갈린 여야…"꼼수 출두쇼" vs "의지 표명"
2일 자진 출두에 검찰은 조사 거부…현장서 입장 표명 與 "수사 방해·여론 호도"…野 "정확하게 조사하라는 것"
2023-05-02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자진 출두한 것을 두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여당은 사실상 검찰의 조사 불가 입장에도 송 전 대교가 출석을 강행한 것에 대해 "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야당은 송 전 대표의 주변인들이 조사받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정확하게 조사하라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송 전 대표가 직접 조사받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면서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여당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떤 범죄 피의자도 마음대로 수사 일정을 못 정하는데, 이는 특권의식의 발로"라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돈 봉투 게이트는 얄팍한 '출두 쇼'로 덮을 수 없는 국민적 공분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며 "송 전 대표가 지금 할 일은 위장 탈당 쇼, 꼼수 출두 쇼가 아니라 돈 봉투 의원들과 함께 솔직하게 모든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송 전 대표의 자진 출두에 대해 이재명 대표를 빗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검찰이 소환 통보를 하지 않았는데, 마음대로 일정을 검찰에 통보하며 '황제 출석'한 이재명 당 대표와 닮은 꼴"이라며 "민주당 당 대표 클래스가 되기 위한 제 1 조건이 법 위의 군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반 국민은 감히 엄두조차 못 낼 수사 특권"이라고 꼬집었다. 여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과 달리, 야당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라는 악재를 맞닥뜨린 만큼 검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송 전 대표의 선제적 검찰 출두와 지도부 대처 등과 관련해서는 당 내부의 개별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검찰 수사가 조금 속도가 더디고, (송 전 대표)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 등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본인한테 물어볼 것 있으면 정확하게 조사하라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관련 의혹에 대한 당 지도부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사 출신인 조응천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강제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이럴 수밖에 없었다'고 양해를 구하고 그때까지 나온 사실만을 가지고 출당이나 제명이나 그런 처분을 취해야 할 것 같은데, 강제 수사권 없다는 이유로 지금 다 포기를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