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의회 계엄령·총동원령 연장 승인…대공세 임박했나

이달 20일부터 90일 연장…추가 연장 가능성 높아 외신, 반격 임박 분석…러시아는 전승절 열병식 취소

2024-05-03     염재인 기자
우크라이나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우크라이나 의회가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90일 더 연장하는 대통령령을 2일(현지시각) 승인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연장 기간은 8월 18일까지로 이후 다시 연장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러시아는 주요 국경일인 전승절 기념행사를 취소하며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우크린포름·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베르호우나 라다'(의회)는 이날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5월 20일부터 8월 18일까지 90일 더 연장하는 대통령령을 승인했다. 의회는 계엄령 연장에 관한 대통령령 9259호와 총동원령에 관한 대통령령 9260호를 각 324명과 333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번이 7번째인 만큼 또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을 개시한 지난해 2월 24일 당일 첫 계엄령을 선포한 바 있다. 기간은 3월 26일까지였다. 이어 그해 4월 25일, 5월 25일, 8월 23일, 11월 21일 그리고 올해 2월 19일, 5월 20일까지 각각 연장했다. 이번 연장으로 해당 기간에 징집 대상인 18~60세 남성은 예외 사항을 제외하고 모두 출국이 금지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장기화로 더 많은 군인이 필요해지면서 징병을 강화하고 있다. 연장안 통과로 우크라이나가 예고한 '봄철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법안이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작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정확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도 "(공격) 준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다. 지난 30일(현지시간)에는 크림반도 유류 저장고를 겨냥한 공격이 자국군에 의한 것이며 반격을 위한 준비된 공격이었음을 우크라이나군이 밝히면서 이런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반격을 앞두고 러시아에서는 주요 국경일인 전승절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사라토프 주지사는 2일(현지시각) "안전 문제" 때문에 전승절 열병식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밖에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림반도를 비롯해 벨고로트, 쿠르스크, 베로네시, 오룔, 프스코프 지역도 열병식을 취소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전승절을 노려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방 언론들도 때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반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반격 임박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해당 징후에는 러시아군의 방어 진지 이동,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서부 도시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한 열차 탈선 사고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