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식품업계, 아픈 손가락 잘라내니 수익성 ‘쑥’

적자 매장 및 사업체 철수…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에 투자 확대 고수익 사업에 힘 싣고 본업에 집중하니…매해 역대급 실적 기록

2023-05-03     김민주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비효율성‧적자’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최근 식품‧외식업체들은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변화를 겪고 있다. 적자가 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는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미래 고부가가치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적자 등 재무적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는 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 ‘엔제리너스’의수익성 낮은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나섰다. 동시에 지역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와의 협업 매장 확대를 비롯해, 지역 핵심 상권 거점 스토어 오픈으로 실적을 회복시키고 있다. 특히 수유역점은 리뉴얼 이후 지난 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세를 보이며, 특화매장의 수익성을 성과로서 입증했다. 현재 △롯데백화점 동탄점 △롯데아울렛 타임빌라스점 △LAB1004점 △롯데월드몰B1점 △홍대L7점 △아일랜드점(대구수성못) △대전유성D/I점 등 총 7개의 지역 상권 특화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 푸드애비뉴’를 철수하고, 임대업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월드타워 1층과 지하엔 롯데 계열 F&B가 다수 입점됐다. 저층과 고층(31층)으로 분산됐던 외식 브랜드 운영을 한 곳에 집중시킬 방침이다. 유동인구 및 복합쇼핑센터 내 식음 코너 최적 동선 등을 따져봤을 때 더욱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31층 스카이31 푸드애비뉴가 있던 자리엔 다양한 타 기업 브랜드가 들어설 예정이며, 이르면 오는 8월 재오픈을 앞두고 있다. 최근 강화하고 있는 컨세션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과정으로, 타사 브랜드를 위탁경영해 주는 임대 사업을 통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한단 계획이다. 오리온은 비수익 사업 청산을 통해 재무 구조를 일부 개선하고, ‘돈이 되는’ 신사업은 공격적으로 강화하는 파격적 행보로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오리온그룹의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는 건설 자회사를 매각하고, 식품사업과 바이오 등 신사업에 투자를 늘렸다. 그간 ‘하이랜드디앤씨’, ‘리온자산개발’, ‘메가마크’ 등 오리온홀딩스의 부동산 부문 계열사들은 만성 적자를 기록하며, 오리온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관련 리스크를 제거하고, 국내외 식음료 시장 시장점유율 확대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어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속도를 낸단 전략이다. 제과‧음료 등 전 카테고리에서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간편대용식’ 제품군을 강화하고 나섰다. 신성장동력으론 ‘바이오’를 낙점, 전문업체들과의 협업 및 R&D 투자를 대폭 늘렸다. 지난 2020년부터 수젠텍, 지노믹트리, 큐라티스 등 바이오전문업체들과 잇따라 협업 관계를 구축하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왔다. 삼양식품은 오랜 적자가 이어지던 외식사업을 전면 철수했다. 국내외 라면 사업에 주력하자, 매분기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삼양식품은 수익구조 다각화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0년 면 요리 전문점 ‘호면당’을 인수했다. 호면당은 삼양식품의 히트작 나가사키짬뽕 개발의 주역이기도 하다. 호면당의 라면 외식 브랜드 ‘라멘 에스’를 론칭, 가맹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2014년 나누아이비12호 펀드 출자를 통해 수제 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를 간접 경영하기도 했다. 외식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실적은 매해 고꾸라졌다. 코로나로 외식업계 전체가 휘청였던 2021년 호면당 광화문점까지 모두 정리하며 외식사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삼양식품은 만성 적자인 외식업을 청산하고, 본업인 라면에 집중했다. 베스트셀러 ‘불닭볶음면’ 포트폴리오 및 해외 수출 확대에 전사 역량을 투입시켰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식품업계 평균을 웃도는 10%로, 2018년부터 5년 연속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사업 진출은 막대한 초기 비용 부담, 선두 업체 보다 미비한 노하우 등 잠재 리스크가 큰 만큼, 투자 대비 100% 성과를 도출해내는 것은 어렵다”며 “적자 사업을 철수하는 것은 사업 포기 혹은 실패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취득한 전략들을 재정비해 또 다른 신규 사업에 적용함으로써 구력을 강화하고 업역을 보다 더 탄탄히 확장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