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실적 내리막’ JTI, 전담 전쟁서 발 뺀 이유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모두 하락 국내 전자담배 시장 재진출 불투명

2023-05-03     민경식 기자
사진=JTI코리아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JTI코리아가 외연 확장 없이 반등 동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TI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한 1978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1.2% 떨어진 84억원을 나타냈다. JTI코리아의 저조한 실적으로, 경영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궐련형 전자담배 신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는 경쟁사와 달리 나홀로 일반 담배에 주력했던 결과로 풀이된다. 경쟁사의 실적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6868억원을 보였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162.5% 성장했다. 2021년 5.4%에 그쳤던 영업이익률은 작년에 11.7% 뛰었다. KT&G의 별도 기준(한국인삼공사 미포함) 지난해 매출은 3조69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3.3% 신장한 1조120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30.3%에 달한다. 지난해 BAT코리아제조의 매출은 53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올랐다. 영업이익은 446억원으로 11.9% 줄어들었다. 경쟁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보이는 이유는 연초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이동하는 업계 트렌드 맞춰 대응했기 때문이다. 작년 국내 일반담배 판매량은 전년대비 3.7%로 감소하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62.2% 치솟았다. 국내 담배 판매량 중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지 하는 비율은 2020년 10.6%, 2021년 12.4%, 2022년 14.8%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JTI코리아가 국내 전자담배 시장 재진출을 두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거 사업 실패 경험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9년 연초고형물 궐련형 전자담배 ‘플룸테크’를 선보였지만, 흥행부진으로 2021년 한국 시장에서 전자담배 사업을 완전 철수한 바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전자담배 사업을 시작한 경쟁사와 비교해 JTI코리아가 늦은 시기 뛰어들어 점유율을 확보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JTI코리아는 일반 담배 위주로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메비우스 레트로 △메빙스 LBS 맥스 옐로우 등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월 ‘메비우스 LBS 선셋 비치 3㎎’을 선보였다. JTI코리아의 국내 일반 담배 시장 점유율은 편의점 판매량 기준 8~9%로 추정된다. JTI코리아의 100% 주주인 JTI홀딩스는 지난해 JTI코리아에 유상감자를 거쳐 150억원 규모의 현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소비자 니즈와 업계 트렌드에 따라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